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 한국 LCC 경영난 보도…일본은 오이타, 나가사키 등 한국인 인기 관광지 여파 심각 

지난 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30만 8천 700명에 그쳐 작년 동월에 비해 48.0% 감소했다. (사진=최지희기자)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여파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항공 및 관광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 항공회사가 운항하는 한일 노선의 탑승률이 60% 정도 밖에 미치지 못할 만큼 급락하면서 해당 노선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가 무급 휴직자 모집을 시작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게시판에 “오늘부로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위기 극복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이 수반된다”며 임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스타항공은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객실 승무원들에게 무급 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 2분기 수백억원대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방일 여행객 감소에다 원화 약세, 국제 유가 급등 등 악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간 회복하긴 힘들 것”이라고 사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이스타항공뿐만이 아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LCC 1위 제주항공은 5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내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도 올해 적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중국 및 동남아 노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또한 운임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의 항공회사가 운영하는 일본 노선의 탑승률이 8월에 69%, 9월 첫째주에 61%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2018년 여름이 80%와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비해 일본의 항공회사는 좌석수와 운항 거리를 감안한 한일노선 의존도가 10% 미만 정도로 알려져 있어 한일 노선의 축소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다. 

한국의 LCC 업체 경영난과 일본 지역 경제 타격을 보도한 22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 

한편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그간 한국인들에게 인기있었던 오이타(大分)현과 나가사키(長崎)현 관광지에는 여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 국면으로 한국 내에서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현재까지도 그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18일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자 통계(추계치)에 따르면 지난 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자 수는 30만 8천 700명에 그쳐 작년 동월에 비해 48.0%나 떨어졌다. 

이같은 수치는 불매 운동이 시작된 첫달인 7월의 감소폭보다 6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이로써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473만 3천 1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9.3%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  일본을 찾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도 2.2% 감소한 252만 100명으로 11개월만에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한국과 가까운 규슈(九州) 지역 관광지다. 오이타현의 8월 한국인 숙박객은 67.8% 감소했다. 111개의 료칸과 호텔이 가맹되어 있는 벳푸시료칸호텔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시설들은 7곳에서 8곳 정도로, 이들 중에서는 매출이 50%에서 80%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고 전했다. 

나가사키현 쓰시마(対馬)시는 지난 해만 해도 41만명의 한국인이 방문하면서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하지만 한일 관계 악화로 지난 7월 방문객수가 40% 감소하더니 8월에는 그 두 배인 80%가 줄었다. 시내 호텔 관계자는 “거리에 넘쳐나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정말로 사라졌다. 숙박객도 단체객도 예약이 거의 제로”라고 한탄했다. 

지난 19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달 한국의 일본 방문자는 대폭 감소했지만, 한편으로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16%, 미국과 동남아는 전년 동기 대비 13% 대폭 증가했다"고 애써 태연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일 관계 악화가 양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점차 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실제 날로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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