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나들이 명소 빅데이터가 알려준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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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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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나들이의 대전제=가까운 곳으로... 자칫 도로에 갇힐지 몰라.
빅데이터가 알려준 곳=도심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낼 '남들도' 간다는 그곳
친구들과 만나 성장기 수정하다보면 추억 소환의 공간, 학교로 총총총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하중도에 가을이 오기를 재촉하듯 코스모스가 피어있다. 하중도는 봄이면 유채꽃으로 가을에는 코스모스로 물든다.


추석이다. 연휴를 안겨준 고마운 날이다. 고향집 혹은 본가, 그리고 처가를 두루 살피고 낯을 비춘다. 연이은 휴일이라는 의미지만 휴식의 의미는 반감된다. 이동하는 시간에 녹초가 된 탓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도 거창한 여행은 쉽지 않다. 자칫 잘못했다간 도로에 갇히기 십상이다. 여유시간이 있어도 멀지 않은 공간 이동을 내심 바란다.

가까운 곳으로 선택하고 볼 일이다.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추석 나들이의 원칙이다. 남들은 어디로 갔을까. 명절에 주로 가는 행선지를 살폈다.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휴식을 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시쳇말로 평타는 친다는 곳이었다. 이번 추석연휴에도 이변이 없는 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당일에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있다. 미리 확인하고 나서야 한다.

◆빅데이터가 알려준 곳

우리가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남들은 어디로 갔을까. 우선 지난해 설연휴 SK텔레콤 T맵 이용자들의 목적지를 살폈다. 인구가 몰린 서울경기권 중심의 목적지 설정이 많았다. 스타필드 고양, 스타필드 하남,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수원역(1호선), 동서울종합터미널, 이케아 고양점, 국립이천호국원 순이었다. 가족놀이 시설이 있는 곳, 그리고 지난해 올림픽 붐, 마지막으로 장거리 이동을 위한 역과 터미널로 수렴됐다. 가족놀이 시설이 연휴 나들이 장소라는 소결론에 이른다.

대구 스파밸리


다음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9월 인기 여행지도 참고했다. T맵 이용자들의 월별 방문율 증가치를 기반으로 한 추천여행지다. 대구경북에선 대구 스파밸리, 경주월드 어뮤즈먼트가 포함돼 있다. 물놀이 등 여름의 기운이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를 바탕으로 추천한 곳을 더했다. 예천 초간정, 안동 하회마을, 경주 첨성대가 들어가 있다. 사진각을 우선시하는 소셜미디어답게 배경 풍광이 빼어난 곳들이다.

경주 경주월드


결국 동류항을 정리하자면 '1.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2.가족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란 결론에 이른다. 도심 놀이공원이나 미술관 혹은 박물관이 무난한 나들이 코스라는 이야기다. '빅데이터'란 말에는 '남들도 우르르 가는 곳'이라는 속뜻이 숨어있다. '사람 구경 원 없이 할 것'이란 역발상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놀이공원이거나 미술관이거나

대구 이월드


대구의 놀이공원 대장은 이월드다. 얼마 전 아르바이트생 안전사고로 타격이 있었다. 그러나 놀이기구 종류와 가성비는 우방랜드 시절 이래 30년 가까이 입증됐다. 최근 들어 동대구복합터미널과 붙어있는 수족관, 신세계얼라이브아쿠아리움이 백화점의 편의시설과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대구 신세계얼라이브아쿠아리움


물놀이라면 스파밸리가 첫 손에 꼽힌다. 엘리바덴도 도심 속 실내물놀이장 선택지에 들어간다. 선택은 각자 취향과 검색에 맡길 일이다.

대구 엘리바덴


경북에선 경주월드다. 구미 금오랜드도 추천할 만하다. 금오산이 바투 있고, 수변공원 금오지까지 붙은 곳이다. 산과 물이 있는 곳이니 최상급 칭호를 줘도 아깝지 않다.

구미 금오랜드


미술관과 박물관은 비가 와도 끄떡없다. 대구미술관은 주변의 녹음 짙은 대구스타디움 주변 월드컵공원과 어울려 만족도 높은 나들이 장소다. 포항의 자랑, 포항시립미술관도 뒤지지 않는다. 환호공원에 둘러싸여 있다. 환호공원에서는 바다가 트여 있어 전망도 빼어나다.

대구시립미술관


야외에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미술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도 9월 내내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서 이어진다. 영일대에서는 야경으로 즐기는 포스코의 위용도 일품이다. 보름달 보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포항시립미술관


◆양수겸장 나들이

종합선물세트로 보이는 곳들이 있다. 두 가지 기능을 함께 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경주다. 경주는 어딜 가든 정답이다. 수학여행 코스를 선호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빅데이터에 쌓인 상위권 순위에는 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 첨성대 순으로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문경 에코랄라 전경


문경에도 놀이공원과 박물관을 합친 시설이 있다. 에코랄라다. 석탄박물관이 함께 있고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가까운 가은읍내에서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근대문화유산에 관심이 있다면 카페로 변신한 가은역도 가볼 만하다.

상주 경천대


고전에 가까운 상주의 쉼터, 경천대는 빼려야 뺄 수가 없다. 명승급 풍광이 어우러져 있고 박물관도 가깝다. 옛 모습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자전거박물관, 낙동강생물자원관이 몰려있다. 한때 놀이공원이었던 경천대랜드는 운영되지 않는다.

고령 대가야고분군


군 단위 지역에도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 고령에는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와 가야공원, 대가야박물관이 연결돼 있다. 가야대 고령캠퍼스도 가깝다. 아이들과 공이라도 차고 싶으면 아주 훌륭한 옵션이다.

칠곡 호국평화기념관


칠곡의 호국평화기념관과 꿀벌나라테마공원은 붙어있다. 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입지에 들어선 기념관과 테마공원이다. 낙동강 칠곡보가 가깝다.

안동 낙강물길공원


안동은 세계문화유산 네 곳을 갖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 도심에서 다소 먼 게 단점이다. 근래 들어 주목받고 있는 곳은 '비밀의 숲'이라는 별칭의 낙강물길공원이다. 월영교에서 멀지 않다. 그림 같은 곳이다.

7일부터 시작된 금호강 하중도 코스모스


물길과 꽃놀이의 조합으로는 대구 금호강 하중도를 빼놓을 수 없다. 7일부터 시작된 코스모스 축제는 추석연휴 쉼터로 손색없다.

축구장 14배 크기인 9만8천500㎡ 대지를 가득 메운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다. 하중도는 바로 옆 금호강과 도시철도 3호선 팔달교 전경이 어우러져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추억 소환의 공간, 학교

영천 시안미술관


추석이면 옛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과의 자리는 으레 옛 기억 소환 절차를 맞게 되는데 소소한 에피소드 몇 개로 오래 전 기억의 퍼즐들을 맞추기 마련이다.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추석은 이런 수순으로 자신의 성장기를 수정하는 시간이 된다. 그때 누구와 자주 놀았지 따위의 옛 생각에 빠지며 종국에는 학교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로 이어진다. 추석연휴에 동네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때다.

청송 야송미술관


학부모가 돼 있다면 굳이 아이를 데리고 간다. 아빠가 다녔던 학교, 엄마가 다녔던 학교라며 소개한다. 이 절차엔 세대, 지역, 남녀차이가 없다. 원류를 찾으려는 인간 본성에 근접하는 행위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사이끼리 만나길 바랄 뿐이다. 각자의 학교로 가는 게 좋겠지만 아이들의 취향과 조율하고 싶다면 변신한 폐교도 권할 만하다.

군위 엄마아빠어렸을적에


폐교를 활용한 곳들은 기본적으로 넓다. 옛 기억을 살려줄 것들이 거의 없지만 하나같이 상징물 같은 나무 한 그루씩은 살려뒀다. 덕분에 교문은 없어졌지만 위치를 추측할 수 있다. 캠핑장으로 살아남아주면 가장 좋다. 덜 훼손된 형태를 그나마 유지하고 있다.

청송 객주문학관


폐교를 활용해 방문객이나 졸업생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곳은 한 손에 꼽는다. 군위 산성중 '엄마아빠어렸을적에', 영천 화동초교 '시안미술관', 청송 신촌초교 '야송미술관', 청송 진보제일고 '객주문학관', 안동 일직남부초교 '권정생동화나라'는 기억을 손질하며 연휴를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동 권정생동화나라


김태진 기자 nove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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