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원년' BIFF 결산 "재도약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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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0.13.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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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이용관 BIFF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 심사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이 열렸다. 고영준 인턴기자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된 '커뮤니티 BIFF'가 큰 호응을 얻고 아시아 영화인들을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 부산'에 1000여 명에 이르는 아시아 영화인이 몰렸다. '화해와 정상화의 원년'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정상화의 첫 걸음을 내딛는 한편 재도약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도약 가능성 확인한 기회

BIFF는 13일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BIFF를 총정리했다.

올해 영화제를 방문한 관객은 19만 5081명으로, 지난해(19만 2991명)보다 약간 늘어난 수치다. 폭풍으로 인해 해운대비프빌리지 무대가 철수되고 야외 행사가 일부 취소되면서 관객이 크게 늘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외 영화인의 방문은 크게 늘어났다. 보이콧이 전면 해제되면서 많은 국내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찾았으며, 대형 배급사를 비롯한 많은 영화 관련 회사 및 단체의 행사가 2년 만에 대거 부활되는 등 영화인들 간 소통의 장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필리핀특별전을 위해 신예에서 원로에 이르는 필리핀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했고, '플랫폼 부산'에 1000여 명에 이르는 아시아 영화인이 몰렸다. 유럽 영화가 지난해보다 많이 초청되면서 유럽 영화 프로모션(EFP, European Film Promotion) 회원기관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시선을 모은다.

올해 시범 도입된 '커뮤니티 BIFF'도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은 "준비기간이 상당히 부족했음에도 관객의 호응도가 높았다. 재도약 가능성이 충분히 있음을 파악해 자신감과 용기를 얻게 됐다"며 "부산영화제 전체 미디어 환경 적응하기 위해 하나의 지침이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필름마켓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도 대비 38% 증가한 911개 업체가 참가한 아시아필름마켓은 올해 새롭게 소개된 '블록체인'과 '온라인 유통 플랫폼 세미나'를 비롯한 아시아영화펀드의 AND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영화 산업 관계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특히 올해로 21회를 맞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역대 최대 미팅 건수(743건)를 기록했으며, E-IP 마켓에서는 350여 회, 그 외 구매 및 판매 관련 미팅은 5000건 이상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뉴커런츠 영예는 '호흡'과 '폭설'에게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권만기 감독의 `호흡`.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작 추이시웨이 중국 감독의 `폭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BIFF 경쟁부문 최고 영예인 뉴커런츠상은 권만기 감독의 '호흡'과 추이시웨이 중국 감독의 '폭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심사를 맡은 김홍준 심사위원장과 라비나 미테브스카 나센 무들리 심사위원은 "다양성과 역동성이 돋보이는 후보작 10편 가운데 영화의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영화제의 지향점과 의의에 맞는 영화를 선택했다"며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은 놀라운 완성도로 관객을 사로잡는 데뷔작이며, 권만기 감독의 '호흡'은 디테일한 인물 설정과 능숙한 심리묘사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만장일치로 뽑혔다"고 말했다.

올해 신설된 특별공로상은 고(故) 홍영철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고인은 한국영화는 물론 부산 영화사 연구에 평생을 헌신했으며, 특히 부산의 영화관과 극장사를 발굴하고 정리해 독보적 공적을 남긴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아시아 신인 영화인 발굴에 헌신한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겸 부집행위원장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신설된 지석상은 이란에서 곤경을 겪는 아프간 난민 가족을 통해 자본의 영향력을 그려낸 잠쉬드 마흐무디 감독의 '로나, 아짐의 어머니'와 중국 트랜스젠더 공동체 안에서 권리와 자유를 찾기 위해 부딪히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등을 다룬 장웨이 감독의 '아담의 갈비뼈'에게 돌아갔다.

비프메세나상은 타이완 출신 제임스 홍 감독의 '기억과 망각', 박경근 감독의 '군대'가 받게 됐으며, 베트남전에서 벌어진 한국군의 만행을 담아낸 이길보라 감독의 '기억의 전쟁'이 특별언급됐다. 선재상엔 권성모 감독의 '캣데이 애프터눈'과 인도 출신 아시시 판데이 감독의 '꼬마 누레'가 선정됐다.

올해의 배우상은 남녀배우 각각 1명을 선정하던 예년과 달리 이례적으로 여성배우 2명에게 수여된다. '메기'에서 열연한 이주영과 '아워바디'에서 인물의 변화를 몸과 마음,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준 최희서가 받게 됐다.

이밖에도 김보라 감독의 '벌새'(KNN관객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 무니카 시멧츠 감독의 '나의 작은 동무'(BNK 부산은행상), 유스트 반데브루크 감독의 '브루스 리와 무법자'(부산시네필상), 타쉬 겔트쉔 감독의 '붉은 남근'(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으며, 보이콧 해제 후 2년 만에 부활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은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이 수상했다.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시민평론가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을 수상했다.

■원도심 영화상영 적극 검토 중

결산 기자회견에선 좀 더 나은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한 발전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아시아필름마켓이 대표적이다. 출범 이후 꾸준히 예산이 감소하면서 현재 출범 당시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탓에 아시아필름마켓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보다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해 예산을 대폭 늘리는 한편 부산 등 영화제작환경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마켓으로의 전환을 위해 적극적인 논의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신설돼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부산클래식' 섹션의 경우 섹션에 초청된 고전작품의 감독과 배우를 함께 초청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된 '커뮤니티 BIFF' 역시 적극 보완할 예정이다. 커뮤니티 BIFF가 열리는 원도심에서 영화제 초청작 등 영화 상영을 적극 검토하고 예산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전양준 BIFF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가장 큰 성과는 BIFF 사태 발발 전 분위기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많은 영화인과 산업 관계자들이 모습을 보였고, 축제 분위기는 완벽했다"면서도 "중·장년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부산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것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4회 BIFF는 내년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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