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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황의조(FC지롱댕 보르도)가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스스로 한 달 넘게 이어지던 침묵을 깨트렸을 뿐만 아니라, 치열해지는 주전 경쟁 속 해법을 찾아낸 골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값진 골이었다.

황의조는 6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스타디움 데 툴루즈에서 열린 툴루즈와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3-4-3 전형의 측면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페널티 박스 외곽 모서리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은 골문 근처에서 뚝 떨어지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대 골키퍼도 속수무책으로 당한 환상골이었다.

오랜 침묵을 깨트리는 한 방이었다. 황의조는 지난 8월 25일 디종FCO전에서 유럽 무대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4경기 연속 침묵을 지켜왔다. 지난달 15일 FC메스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좀처럼 골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툴루즈전에서 터뜨린 골은 디종전 이후 무려 42일 만에 맛본 골맛이었다. 황의조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을 순간이었다. 황의조가 터뜨린 툴루즈전 골의 첫 번째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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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황의조의 침묵이 길어지던 배경엔 최전방이 아닌 측면 공격수로 배치되던 영향이 적지 않았다. 베테랑 공격수 지미 브리앙이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굳건하게 최전방 원톱 자리를 맡으면서 황의조는 주로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어 왔다.

절묘한 침투로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거나, 문전에서의 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 등 황의조 특유의 강점이 빛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황의조의 침묵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었다.

이 과정에서 측면 공격수 자리를 놓고 팀내 경쟁마저 치열해지는 양상이었다. 아미앵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야신 아들리를 비롯해 프랑수아 카마노, 사무엘 칼루 등이 황의조의 자리를 노렸다. 최근엔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니콜라스 데 프리빌마저 복귀했다.

침묵이 길어질 경우 자칫 측면 공격수 주전 자리마저도 장담할 수 없었던 흐름이었다. 황의조가 브리앙의 백업 역할로 밀려날 우려까지도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황의조의 골은 이러한 우려들을 스스로 떨쳤다. 환상적인 골로 스스로 존재감을 드러낸 까닭이다. 더구나 이날 경기는 ‘가론강 더비’이기도 했다. 많은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서 선보인 환상골은 황의조의 지난 침묵들을 단숨에 털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측면에서의 ‘해법’도 찾았다. 기존의 오른쪽이 아닌 왼쪽 측면에 포진한 황의조는 가운데로 파고들다 직접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황의조 특유의 강점인 오른발 슈팅력이 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으면 더 좋겠지만, 팀 상정상 측면에 포진해야 한다면 오른쪽이 아닌 왼쪽 측면에서 더 빛날 수 있음이 스스로 증명됐다. 황의조 입장에선 측면에서도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보르도 입장에서선 황의조의 측면 활용법을 찾은 셈이다.

한편 툴루즈전을 마친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스리랑카(화성)·북한(평양)과의 월드컵 예선 2연전을 치르기 위해 귀국한다. 보르도의 다음 경기는 오는 20일 오후 10시 생테티엔과의 리그1 10라운드 홈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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