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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체질(?) 휘태커의 복귀전 상대는 무패의 아데산야...

[UFC 243] 로버트 휘태커 vs 아데산야

19.10.05 11:03최종업데이트19.10.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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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태커 VS 아데산야 'UFC 243 대회' 공식 포스터 ⓒ UFC제공

UFC 전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는 전성기 시절 뛰어난 전략과 화려한 테크닉을 앞세워 밴텀급의 강자들을 모두 정리했던 강력한 챔피언이었다. 크루즈는 훗날 플라이급에서 무려 11차 방어까지 성공한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조차 따라잡지 못한 독보적인 스텝의 소유자였다(물론 당시엔 UFC에 플라이급이 없어 160cm의 단신 존슨은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들이 즐비한 밴텀급에서 싸워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크루즈에겐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잦은 부상이다. 크루즈는 2011년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해부용 시체의 인대를 이식받았다가 거부반응으로 재수술을 받으면서 2년 이상의 세월을 날려 버렸다. 결국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잠정 챔피언이었던 헤난 바라오를 공식 챔피언으로 인정하는 반면 크루즈의 챔피언 벨트는 박탈해 버렸다.

UFC는 복싱처럼 챔피언의 방어전 기간을 규정으로 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격투 팬들이 납득하는 기간을 넘어서까지 방어전을 치르지 못한 챔피언에 한해 타이틀을 박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7년 12월 UFC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던 로버트 휘태커 역시 부상으로 1년 넘게 경기를 치르지 못하다가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마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UFC 243에서 1년 4개월 만에 옥타곤에 올라 타이틀전을 치른다.

그저 그런 웰터급 파이터, 미들급 전향 후 연전연승

UFC에는 라이트 헤비급의 앤서니 존슨이나 라이트급의 더스틴 포이리에처럼 체급을 올린 후 비로소 전성기를 맞는 파이터들이 있다. 휘태커도 그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종목을 수련하다가 만 20세가 되던 2009년 호주의 작은 단체에서 종합격투기로 데뷔했다. 격투기 데뷔 후 파죽의 7연승 행진을 달리던 휘태커는 2011년 10월 마카오에서 생애 첫 패배를 당했는데 그 상대는 한국의 김훈이었다.

휘태커는 지난 2012년 호주에서 열린 TUF 호주 vs. 영국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UFC 파이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옥의 체급'이었던 웰터급에서 휘태커의 입지는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휘태커는 UFC 데뷔 후 웰터급에서 5경기를 치르며 3승2패라는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14년 2월 UFC170에서는 스티븐 톰슨에게 1라운드 KO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휘태커는 웰터급에서는 본인의 빠르고 기술적인 타격 센스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2014년 11월 미들급 전향을 결심한다. 그는 평소 체중이 100kg을 상회하는 거구들을 상대해야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미들급 전향 후 클린트 헤스터를 2라운드 KO로 제압했고 브래드 타바레스마저 44초 만에 KO 승리를 따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올라온 미들급이 다행히 휘태커와는 찰떡궁합이었다.

휘태커는 2015년 11월 UFC 193에서 유라이어 홀을 맞아 정면 타격전을 펼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작년 4월에는 하파엘 나탈마저 꺾으며 미들급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에 UFC에서는 최근 5연승과 4연속 KO승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릭 브런슨을 휘태커의 다음 상대로 결정했다. UFC 미들급의 진정한 차세대 기수를 가리는 한판 승부였다.

브런슨은 196cm에 달하는 긴 리치와 강력한 타격 실력을 자랑하는 강자로 특히 초반 러시가 상당히 강한 선수다. 하지만 휘태커는 1라운드에 유독 강한 브런슨을 상대로 타격 맞불을 놓았고 1라운드 4분 7초 만에 헤드킥에 이은 펀치로 브런슨을 가볍게 제압했다. 미들급 전향 후 5연승 행진을 달린 휘태커의 미들급 공식 랭킹은 6위까지 뛰어올랐다. 

바이러스 감염-탈장 등으로 장기 결장 후 아데산야와 2차 방어전

휘태커의 2017년 첫 상대는 옥타곤 최강의 주짓수 실력을 자랑하는 '악어' 자카레 소우자였다. 휘태커에게 소우자는 파이터 인생에서 만난 가장 강한 상대이자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소우자를 잡으면 단숨에 미들급 타이틀 전선으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휘태커는 2라운드 3분 28초 만에 소우자를 침몰시켰다.

휘태커는 2017년 7월 로메로를 판정으로 제압하고 미들급 잠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GSP는 마이클 미스핑을 꺾고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지만 GSP는 건강 문제로 곧바로 타이틀을 반납했고 잠정 챔피언이었던 휘태커는 10번째 미들급 공식 챔피언으로 인정받았다. 2018년 6월 그는 체중을 맞추지 못한 로메로와의 재대결에서도 판정으로 승리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휘태커는 지난 2월 켈빈 가스텔럼과의 2차 방어전을 앞두고 탈장으로 병원에 실려 가면서 타이틀전이 취소됐다. 휘태커는 이미 작년에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장기 일부가 손상될 정도로 큰 고초를 겪은 바 있어 격투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오는 6일 홈팬들 앞에서 자신의 건재를 증명하기 위해 1년 4개월 만에 옥타곤에 설 예정이다. 그의 상대인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아데산야는 UFC 6연승을 포함해 격투기 데뷔 후 17경기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193cm의 큰 신장과 203cm의 팔길이를 적극 활용하는 파이팅 스타일로 웰터급에서 올라온 휘태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런 유형의 파이터가 아닐 수 없다. 탈장을 겪고 올라와 치르는 첫 경기인 만큼 후유증을 우려하는 격투 팬도 적지 않다. 이래저래 많은 관심이 쏠리는 휘태커의 복귀전이다.

한편 UFC 여성 플라이급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천 불주먹' 김지연은 같은 대회 언더카드에서 호주 파이터 나디아 카셈을 상대한다. 작년 11월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의 언니 안토니나 셰브첸코에게 판정으로 패한 김지연은 종합격투기 전적 5승 1패, UFC 전적 1승 1패의 카셈을 상대로 옥타곤 3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아주 힘든 상대는 아니지만 카셈 역시 5승 중 4승이 KO승일 정도로 강한 타격을 보유한 선수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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