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개관 5주년 맞아 내년 3월 8일까지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제573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빛낸 인물과 숨은 주역들을 소개하는 기획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이 지난 9월 30일 개막해 2020년 3월 8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는 개관 5주년과 한글날 기념 <한글의 큰 스승>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글 발전에 기여한 다양한 인물을 주제로 삼아, 세종대왕을 이어 한글 발전과 보급에 힘쓴 인물을 조명하고 한글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생각해 보는 자리로 준비했다.

(주시경. 사진=한글학회 제공)

국민의 참여로 뽑은 한글을 빛낸 5명의 스승과 함께 각계 전문가와 관내 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한글 발전의 숨은 조력자 7명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1부는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한글로 나라를 지키려 한 분들, 2부는 한문을 중시한 조선시대에 사회의 편견에 맞서 한글 보급에 이바지한 분들, 3부는 한글로 새로운 시대를 펼친 분들로 구성했다.

전시 준비 단계부터 박물관 관람객뿐 아니라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한글 관련 전문가 집단 등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의견을 듣고 누리소통망(SNS), 박물관 누리집(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했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세종대왕을 제외한 33명 후보 중 ‘한글’ 하면 누구를 떠올리는지 물은 결과, 주시경, 윤동주, 허균, 방정환, 성삼문(집현전 학사) 등 5명을 뽑았다. 또한 6월부터 7월까지는 각 학교 학생,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글 관련 인물 퀴즈를 진행해 평소 우리가 잘 몰랐던 한글을 빛낸 인물들을 알렸다.

(최정호. 사진=최수인 제공)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평생 한글 발전과 보급에 힘쓴 분들로는 공병우, 박두성, 장계향, 정세권, 최세진, 최정호, 헐버트 등 7명을 선정했다. 공병우는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의 초석을 놓은 주역이며,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박두성은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해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헌신했다. 장계향은 조선시대에 한글 조리서를 남긴 여성이자 사회자선가로서 한글 발전에 공헌했으며, 북촌을 세운 건축왕 정세권은 조선어학회 등에 후원하며 한글 발전에 힘을 보탰다. 최세진은 한글 자모의 명칭과 순서의 효시가 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집필했다. 최정호는 1세대 글꼴 디자이너로 한글 글꼴의 원형을 만들었고, 헐버트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사랑한 외국인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번 전시에는 12명 인물들과 관련된 주요 자료 138건 195점이 전시된다. 주시경과 그 제자들이 집필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 ‘말모이’(1910년대), 박두성이 창안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1926), 헐버트가 집필한 최초의 한글 지리교과서 <사민필지>(1889), 공병우 세벌식 타자기(1952) 등 각 인물을 대표하는 주요 유물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로 만든 전시 해설 책자도 발간한다. 특히 전시 개요 글과 박두성을 소개하는 패널은 한글 점자로 제작해 시각장애인들도 직접 전시 내용을 알 수 있게 했다. 일반인들을 위해 점자를 읽는 방법과 한글 점자 퀴즈를 담은 터치스크린도 마련했다.

전시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영상들도 준비했다. 전시 기획・준비 과정을 프로젝션 매핑으로 구현한 연출 영상과 함께 중앙에 위치한 영상실에는 12명 한글의 스승을 소개하는 12명의 전문가・유명인 인터뷰, 전시에 참여한 40여 일반인・전문가 등의 개별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국립한글박물관 기획특별전에서 다룬 다양한 분야의 인물 중에서 전문가 자문과 관내 직원들의 의견 등을 반영해 선정한 한글을 빛낸 33인의 인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누리집(http://gt.hangeul.go.kr/33)도 개발했다.

nib503@mun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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