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광화문 집회, 87년 넥타이부대 연상케…자유를 사랑하는 국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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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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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서초동 200만 선동…조국 비호세력의 기를 눌렀다" / 황교안 "이 싸움, 결코 멈추지 않겠다" / 여권 '동원집회' 폄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4일 전날 '조국 파면' 광화문 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을 놓고 보수층의 결집은 물론 중도층의 '우클릭'으로 해석하고 문재인 정권 퇴진을 위한 대정부 투쟁에 박차를 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서초동 200만 선동을 판판히 깨부수고 한 줌도 안 되는 조국 비호세력의 기를 눌렀다"며 "묵묵히 각자의 일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침묵하는 중도우파 시민들이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87년 넥타이부대를 연상케 하는 정의와 합리를 향한 지극한 평범한 시민들의 외침이다"라며 "민심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조국 파면을 넘어서 정권 퇴진으로 불이 옮겨 붙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어제 집회는 정말로 나라를 걱정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신 집회였다"며 "어제 그 집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자세를 바꾸고 국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문재인 정권이라는 것이 어제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당대표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붕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는다면 이 싸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전날 광화문 집회에 대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법치를 농락하고 국정을 농단하는 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이었다"며 "10·3 국민주권 대투쟁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제 길로 돌려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성태 의원은 "바로 어제만 해도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시민들 300만 시위 인파에 대해 공영방송은 애써 축소보도를 하였다"며 "불법 드론까지 띄우고, 숫자 부풀리기까지 하던 촛불시위 때와는 정반대 태도"라며 비판했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조국 법무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진태 의원은 "앞으로 집회인원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마라"며 "어제 광화문에서 100미터 걸어가는데 30분 걸렸다. 사람이 너무많아 핸드폰도 안터지는 경험까지 했다"고 전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불과 며칠 전 '서초동 집회'에는 200만이 모였다며 자랑하던 민주당은 어제의 국민들에 대해서는 '내란, 쿠데타 선동'이며, '돈을 받고 동원되었다'는 모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자기편을 들지 않는 국민을 '적'으로 보는 집권여당의 저급한 인식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권을 중심으로 '동원집회'라고 폄훼하는 데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이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연 대규모 집회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모인 전날 집회의 파장을 주시하면서도 '동원집회', '폭력집회' 등으로 규정하며 집회의 의미를 축소했다. 18호 태풍 '미탁'에 따른 피해가 엄중한 상황에서 민생을 내팽개쳤다는 비판도 내놓았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당은 광화문 집회에서의 폭력과 난동을 사죄하고, 내란선동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각목과 음주 폭력, 휘발유 난동, 기자 성추행, 기물 파괴, 문화재 침입, 내란과 쿠데타 선동 등 이 경악할 모든 일이 광화문 집회에서 발생했다"며 "갖가지 추한 폭력과 광란으로 광화문이 얼룩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어제 집회는 사실상의 반정부 집회였다"며 "한국당이 박근혜 탄핵 무효 세력과 본격적으로 연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의 정치적 복원에 시동을 건 셈"이라고 지적했다.

남북공동성명 12돌인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제1야당이 주도한 집회장에서 정치는 실종되고 증오만 가득했다"며 "한국당이 한때 '창조'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좀 더 성숙한 집회문화를 창조해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어제 집회를 하면서 공문으로 동원 할당량을 하달하고 인증샷을 요구했다"며 "당차원의 동원성은 이미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국정감사 기간인 오는 21일까지 광화문 인근 주요장소에 집회신고를 해뒀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국정감사 포기 행위이자 유령집회 신고를 통한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집회에서 제1야당 인사들이 도를 넘는 막말을 했다. 국가 원수에게 '제정신' 운운한 것은 아무리 정쟁에 눈이 어두워도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 아니할 수 없다"며 "지역위원회별로 수백명씩 버스로 사람을 동원하고, 공당이 이런 일이나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서초동 집회는 깨어있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졌다. 어제 한국당의 폭력집회는 당의 총동원, 종교단체 등 이질적 집단을 동원해 만든 군중동원집회였다"고 강조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민생을 외면한 집회에서 막말이 난무했다. 한국당은 어제 국민과 민생을 말할 자격을 잃었다"고 말했고, 남인순 최고위원은 "기승전 '조국'을 쏟아붓는 한국 정치가 기승전 '국민·민생'으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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