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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임시완 "30대, 젊은 기운 발산하고파"

OCN '타인은 지옥이다'서 종우 역
"연기를 놀이처럼, 만족스러운 작품"


배우 임시완은 제대 후 복귀작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플럼액터스
"20대 때는 주저한 적이 많았어요. 30대 때는 젊음을 즐겨 보려고요."

배우 임시완(30)이 돌아왔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작품을 택한 그는 이전보다 조금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OCN '타인은 지옥이다'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자 영화 제작진과의 협업 프로젝트인 '드라마틱 시네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모든 것이 낯선 고시원을 배경으로 수상한 사람들 이야기를 다루는 스릴러극. 원작은 사람과 사람 간 다양한 갈등이 끊임없는 긴장감을 유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로 탄생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섬뜩한 사건과 인물 묘사로 긴장감을 줬다. 하지만 주말 밤에 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고, 어두운 이야기로 호불호가 갈렸다. 시청률은 2~3%대를 유지했다.

지난 3월 제대 후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임시완은 취직을 위해 상경해 고시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 청년 윤종우 역을 맡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 종영 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군 생활 이후)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졌다"며 "감이 떨어질까 걱정했다. 소처럼 일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20대 때 임시완은 도전보다 '신중함'을 택했다. 웬만한 작품은 어려울 것 같아서 처음에 다 거절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젊은 기운을 발산하고 싶단다. 배우는 젊음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외쳤다.

그런 그에게 '타인은 지옥이다'는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제대 후 첫 작품인데 10부작이라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무언가 딱 정해진 틀에서 연기하지 않았고, 대본과 완성된 드라마가 많이 달랐다. 현장에서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보스턴 1947'(감독 강제규)을 촬영 중인 터라 '타인은 지옥이다'는 1, 2회만 봤다. 캐릭터가 중첩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배우 임시완은 제대 후 복귀작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플럼액터스
어두운 캐릭터에서 쉽게 빠져 나왔다는 그는 "1, 2화 때 보고 깜짝 놀랐다"며 "출연진, 제작진 모두 재밌게 찍었다"고 강조했다.

극 중 종우는 착한 듯하지만 또 답답하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지는 고시원에 계속 사는 모습도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임시완은 종우를 착한 듯, 나쁜 듯한 사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임시완은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에덴 고시원에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돈을 아껴야만 했기 때문에 그랬고, 말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데 종우의 성격 탓에 부당한 일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몰입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지만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저 역시 시청자로서 작품을 볼 때도 잔인하거나 기괴한 작품을 피해요. 다만, 이번 작품은 장르의 다양성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작품의 메시지를 표현할 때도 이런 장르도 필요하죠. 시청자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반응이 갈린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의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잘 정돈된 답변을 내놨다. "종우가 변하게 된 계기는 여자친구 지은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지은이었는데 지은이는 종우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거든요. 타인이 지옥이 되지 않으려면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거죠."

임시완은 모나지 않았던 성격의 청년이 이상한 고시원에서 점점 예민하게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는 "인물이 점차 예민하게 변하는 흐름을 따라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며 "'미생' 때는 대본에 메모를 했는데 어느 순간 내 생각을 언어에 가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비언어적인 표정이나 행동으로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임시완은 제대 후 복귀작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플럼액터스
대표적인 '연기돌'인 임시완은 '변호인'(2013), '미생'(2014), '트라이앵글'(2014), '오빠생각'(2015), '원라인'(2016),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 '왕은 사랑한다'(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다.

연기를 공부하다시피 한 그에게 연기는 인고의 연속이었다. 캐릭터의 감정 속에 살아야 하니 절제하고 또 절제했다. '원라인' 때부터 연기 방식으로 바꾸었다. 즐기면서 연기한 그는 '불한당'을 찍고 자신감을 얻었다.

송강호, 이성민, 설경구 등 대선배들과 호흡한 배우는 연기의 끝을 바로 옆에서 본 덕에 눈높이가 올라갔다고 한다. 언제나 최고를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미생' 때 부족했는데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해요. 모든 작품이 그렇고요. 그 순간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려고 노력해요."

가장 만족도가 높은 작품은 '변호인'이란다. 임시완도 몰랐던 감정이 튀어나왔단다. '연기가 이런 거구나' 싶었다. 두 번째로 만족스러운 작품은 '미생'.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인생작'이란다. '불한당'은 연기 스타일을 바꾼 의미 있는 작품이다.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연기를 놀이처럼 대했다.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으로는 생활 연기가 들어간 부분을 꼽았다. 이동욱과 옥상에서 작가와 책을 신나게 언급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연기한 지 벌써 10년이나 됐다. 10년이라는 수치가 부담스럽다는 그는 "군대에 있었던 2년은 빼달라"고 웃었다. "'연기 경력 몇년'은 세상 쓸데없는 말인 듯해요. 작품 하나, 하나를 하는 것뿐이죠. 도전의 연속이죠."

'변호인'(2013), '미생'(2014)에 이어 또 안쓰러운 역할을 맡았다. 임시완은 "종우를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가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불쌍한 사람으로 탄생한 듯하다"고 웃었다.

데일리안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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