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옥살이' 화성 8차 사건 범인, 재심에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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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08. 오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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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 중 유일하게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던 8차 사건의 범인 윤모씨(당시 22세)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준비할 뜻을 밝히면서 재심 개시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성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씨(56)가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자백한 만큼 재심이 열리면 윤씨에 대해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반면, 재심 요건이 매우 까다로운 탓에 개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형사소송법은 유죄가 확정 선고된 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심 사유는 원판결의 증거가 된 증거물이 위·변조 또는 허위인 것이 증명된 때, 원판결의 증거가 된 재판이 확정재판에 의해 변경된 때,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등 형사소송법 제420조에 적시된 7가지다.

화성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는 1988년 9월16일 화성시 진안리(구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양(당시 13세)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그는 석 달 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해 “경찰에서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으나, 2심과 3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최근 이씨의 자백이 나오자 그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청구하는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이다.

화성 8차 사건과 관련, 재심 개시 요건에 해당하거나 이를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한 근거가 나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과거사가 아닌 일반 형사사건에 대해 재심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재심의 개시는 수사기관의 수사는 물론 법원의 판결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심의 가늠자가 될 수도 있는 이씨의 자백 내용의 신빙성 및 화성 8차 사건과 관련한 이번 경찰의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형사사건으로 재심 결정이 내려진 사건은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수원 노숙소녀 사망 사건’ 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심 사건으로는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로 2001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김신혜 씨 사건이 있다. 무기수에 대해 재심 결정이 내려진 것은 김씨가 사법사상 최초였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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