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10월 10일은 SW교육의 날이다. 컴퓨터의 이해 방식인 이진법의 ‘0’과 ‘1’로만 이뤄졌다는 상징성을 더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지정됐다. 

물론 1월 1일도, 1월 10일도, 10월 1일도 둘로만 말할 수 있지만, 이진법으로 ‘1010’은 십진법으로 바꾸면 다시 ’10’이 되니 그 특별함이 있다. 

의도야 SW교육을 활성화하고자 지정됐지만, 최근의 코딩 열풍을 감안한다면 ’SW’의 날로 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미 SW를 다루는 코딩 능력은 취업 성공의 바로미터. 카카오, 네이버 등 소위 잘나간다는 인터넷 기업들은 이력서 없이 공개 코딩 테스트로 직원을 채용한다. 경력 개발자의 경우, 이들을 서로 데려오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일 정도. 

직원을 선발할 때 기업이 고려하는 능력은 곧 그 시대의 패러다임이다. 채용에 있어 ‘학력’, ‘지연’을 따졌던 행태는 이제 구태의연을 넘어 해당 기업의 악재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학생들에게 코딩은 곧 미래이기도 하다.

이에 정부는 2015년부터 중학교 1학년 대상으로 코딩 중심으로 SW교육을 의무화했으며, 18년에는 초·중·고등 교육 과정에서 의무화가 시행됐다. 물론 지역에 따라 SW교육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시행에 차질은 있지만, 시작된 이상 빠르면 2021년에는 SW과목을 수능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산업계에서도 자체적으로 SW인재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SW인재 1만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삼성 청년 SW아카데미’를, 네이버 커넥트 재단은 1000여 명의 학생에게 SW캠프를 제공했다. MS는 EBS와 함께 SW교육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다.

덩달아 사교육도 증가 중이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19년 1월 기준 서울 내 코딩학원 총 199개, 경기도는 292개다. 

그런데 학생들은 왜 코딩을 배우는 것일까? 

우후죽순 코딩 열풍 부는 지금 ‘왜’라는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한글날에서 찾을 수 있다.

SW교육의 날 바로 앞서 있는 2019년 한글날은 573돌의 역사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 10명 중 9명을 한글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우리나라의 ‘실질문맹률’은 OECD 꼴찌다. 아니러니하게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투성이다. 

개발 기업들이 모인 판교에 여전히 등대가 꺼지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기계적 코딩 교육의 결과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지금의 개발자에게 ‘생각 할 수 있는’ 코딩 능력만을 요구했다. 개발자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작업 시간과 맞교환하고 있다. ‘될 때까지’라는 끈기는 적어도 SW의 제1조건이 아니다. 

SW교육의 날 역시 세월이 흐른다면 10명 중 9명이 코딩할 수 있는 날도 온다. 지금의 기계적 코딩 교육은 토익 점수는 높은데 영어로 대화는 못 하는, 한글은 읽는데 문장은 이해하지 못하는 세태가 반복될 것이다.

코딩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묻자. “너는 왜 코딩을 배우느냐”고. 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게 SW교육의 우선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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