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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전 돌아보기] 화성 열광시킨 이강인, 그러나 벤투는 성에 차지 않는다

기사입력 2019.10.11. 오전 08:42 최종수정 2019.10.11. 오후 03:10 기사원문




[풋볼리스트=화성] 유지선 기자= '슛돌이' 이강인(18, 발렌시아)이 화려한 플레이로 스리랑카전 2만 관중을 열광하게 만들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냉철했다.

10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H조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스리랑카를 8-0으로 완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2위 스리랑카를 상대로 8골을 몰아쳤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최다골이다.

벤투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김신욱에게 첫 선발 기회를 부여했고, 중원은 정우영 대신 백승호를,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이용 대신 김문환을 내보냈다. 주전 센터백 김영권은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으며, 이강인도 4-1-4-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홈에서 첫 선발 기회를 얻은 이강인은 스리랑카를 상대로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코너킥을 전담했고, 날카로운 킥으로 손흥민과 황희찬, 김신욱을 향해 전진패스를 여러 차례 뿌려줬다. 자유자재로 턴을 구사하며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장면은 예술적이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23,000여 명 팬들은 이강인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성에 차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플레이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벤투 감독은 "이강인은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강인이 뛰는 포지션은 수비적인 부분이 많이 요구된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더 발전해야 한다"며 수비력을 이강인이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이강인의 수비력 지적은 이번 대표팀 소집 직후 인터뷰에서도 나온 발언이다.

이강인의 미흡한 수비력은 이전부터 단점으로 지적됐고, 지난달 조지아와 한 평가전에서 도드라졌다. 당시 이강인은 3-5-2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이강인의 수비력을 우려한 코칭스태프가 조지아전 선발을 만류하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강인을 선발로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강인은 공격 전개 시 번뜩이는 패스와 슛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수비 가담에 적극적이지 않아 중원에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강인의 수비력이 부족하단 사실을 직접 확인한 벤투 감독은 실전이라 할 수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선 이강인에게 단 1분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반면, 스리랑카와의 2차전에서는 이강인에게 풀타임을 뛰게 했다. 수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전은 한국이 일방적인 공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스리랑카는 이날 한국의 골문을 향해 제대로 된 슈팅을 한 번도 날리지 못했다.

그러나 스리랑카처럼 한국이 90분 내내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팀을 만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벤투 감독이 이강인에게 "더 발전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한 이유다. 분명한 건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핵심적인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속팀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발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에 꾸준히 소집해 직접 지도해나갈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어린 선수다.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당부한 벤투 감독은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이강인의 성장을 위해 많이 도와줄 생각"이라고 밝히며 이강인을 장기적으로 키워나갈 선수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기사제공 풋볼리스트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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