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로또 1등 당첨이 불러온 비극…빚 독촉에 형이 동생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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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그제(11일) 전북 전주의 한 전통시장에서 형이 친동생을 흉기로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돈 문제로 다투다 그랬다는데요.
사회부 이현재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일단 어떤 사건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 기자 】
네.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4시쯤 전북 전주시 태평동의 한 전통시장에서 벌어졌습니다.

58살 이 모 씨가 친동생을 흉기로 수차례 찔렀는데요.

시장에 있던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이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흉기에 찔린 동생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과다출혈로 숨지고 말았습니다.

【 질문2 】
아니 어쩌다 형이 친동생을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한거죠?

【 기자 】
결국 돈이 문제였습니다.

이 씨는 전북 정읍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개업 초기엔 장사가 잘 됐다고 해요.

하지만 식당 운영이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점점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고, 동생은 자신의 집을 담보로 4,600만 원 정도를 대출받아 형에게 빌려줬습니다.

그런데도 식당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매달 나오는 20여만 원의 대출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동생도 빚 때문에 힘들어지자 형에게 빚 독촉을 하게 됐고 이 문제로 형제가 다투다 살인까지 벌어지게 됐습니다.

【 질문3 】
동생이 자기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거면 독촉할 만도 하지 않아요?

【 기자 】
사실 그 집을 사준게 형 이 씨 입니다.

지난 2009년 이 씨가 로또 1등에 당첨돼 당첨금 12억 원 중 세금을 제외한 8억 원 정도를 받았는데요.

이 씨는 이 돈을 혼자 가지지 않고 동생들과 나눴습니다.

숨진 동생의 집도 이 돈으로 사준 것이고 이 씨의 식당도 로또 당첨금으로 열었습니다.

우애깊은 형제애에 감동한 친인척들과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다네요.

그런 사연이 있으니까 동생이 처음에는 돈 문제를 견디다가 자신도 어려워지니까 형에게 빚 독촉을 하게 된 겁니다.

【 질문4 】
형이 서운해할 만도 하겠네요.
그런데 한 두 번 싸워서 이정도로 화가 나지 않았겠죠?

【 기자 】
네. 두 사람은 이 문제로 자주 싸웠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날도 이미 한 차례 말다툼을 한 뒤 형이 동생을 찾아가 계속 싸웠다는데요.

경찰 측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전화로 싸우다가 화가 나가지고 (동생 가게로) 간 것이죠. 가자마자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가서 또 말다툼을 한 것이에요."

【 질문5 】
형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했다면서요?

【 기자 】
네. 이 씨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그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씨가 동생의 가게에 찾아갈 때 이미 흉기 2자루를 준비해서 갔거든요.

【 질문6 】
계획 범행이란건가요?

【 기자 】
아직 경찰 조사가 다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요.

이 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보통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면 현장 주변의 물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처음부터 살인을 준비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씨가 말다툼 중에 동생에게 흉기 한 자루를 던져주면서 "같이 죽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살해를 목적으로 한 건 아니라는게 이 씨의 주장이지만, 흉기를 미리 준비한 만큼 100% 우발적 범행이라 보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질문7 】
그럼 지금 이 씨의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기자 】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어제(12일) 경찰은 살인혐의로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요.

이 씨는 오늘(13일) 오후 4시에 전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습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살인 현행범인만큼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질문8 】
그렇군요.
로또가 불행의 씨앗이 된 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 기자 】
네. 이런 소식이 종종 전해지곤 했는데요.

지난 2011년 경북 포항에서는 로또 1등 당첨자 50대 남성 김 모 씨가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5억 원을 손에 넣은 김 씨는 손윗동서 이 모 씨에게 4,000만 원을 빌려줬었는데요.

이후 김 씨와 이 씨가 말다툼을 하다가 이 씨가 홧김에 흉기로 김 씨를 살해했습니다.

【 클로징 】
로또 1등에 당첨되기만 하면 꽃길을 걸을 수 있겠다 싶지만, 이런 사건들을 보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역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나 봅니다.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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