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축구 경기 생중계를 거부한 것에 대해 야당 인사들은 북한의 태도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대북 정책의 현주소"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은 체육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늘 강조해왔지만 정작 우리 취재진의 방북도 어렵고 우리 응원단은 북한에 가지도 못한다"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잘못된 일들에 정부는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어 "도대체 체육을 통해 무엇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냐.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가 웬 말이냐"며 "축구 경기를 보지 못하는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 현주소를 확실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있었던 국정감사 중간점검 회의에서 "입에 침이 마르게 내세우던 남북관계가 월드컵 예선전 생중계 하나 못 받아오는 수준"이라며 "잘못된 대북정책부터 백지화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도 이번 생중계 거부 사태 관련, 북한의 태도에 유감을 표하고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축구 경기가 열리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번개 회담을 성사시켰듯이 축구 경기를 대한민국에 중계할 수 있게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 성과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폐쇄적이고 안하무인적 태도를 개탄하고, '깜깜이 경기'만은 막아야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점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정부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북한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29년만에 치러진 남북 축구 경기였지만 우리 중계진과 취재진·응원단 등의 방북이 무산되고, 북한이 생중계조차 거부하면서 '깜깜이 경기'로 치러졌다. 북한 관중도 현장에 전혀 나타나지 않아 '무관중'으로도 치러졌다.
▶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