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1주년

여의도 '촛불파티'…'다스 체조''적폐 시상식' 이색 기념행사

이유진·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29일)을 맞아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촛불파티 2017’이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다스 체조’ ‘적폐 시상식’ 등 이색 행사가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날 시민들이 모금한 돈으로 산 샌드위치와 음료를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참가자들의 손에는‘다스는 누구겁니까’ ‘MB(이병박 전 대통령) 구속, 적폐 청산’,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이 들렸다. 핼러윈(Halloween) 복장을 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파티’에서 ‘적폐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파티’에서 ‘적폐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오후 6시 본 집회는 밴드 ‘밴이지’, ‘해리빅버튼’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됐다. 무대 연사로 나선 최초 집회신고자‘그만 떠들자’씨(32·익명)는 “얼마 전에 백수가 돼 시간이 남아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가 기념행사에 참여하려 했는데 나와는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모여서 촛불집회를 기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의도에 집회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참가한 경기 용인시에서 온 한 고등학생은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엄마 아빠 몰래 와서 가면을 썼다”고 말한 뒤 “뻔뻔한 적폐들도 얼굴을 들고 다니는데 그냥 가면을 벗겠다”며 가면을 벗어 던졌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맨날 핵 타령하는데 솔직히 핵 하나 있지 않냐”면서 “무슨 핵? 탄핵! 그리고 다스는 또 누구건가. 누군지 모르겠네”라며 자유한국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꼬았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다스 체조’도 등장했다. 파란색 고깔모자를 쓰고 망토를 두른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무대에 올라 국민체조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며 “다스”를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역시 이들을 따라 다스 체조에 동참했다.

다스 체조가 끝난 뒤엔 ‘적폐 시상식’이 열렸다. ‘적폐 공로상’ 수상자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적폐 단체상’에는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적폐대상’에는 ‘잃어버린 9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이날 여의도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7000명(경찰 추산 30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오후 8시30분쯤 여의도 자유한국당 앞으로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명박을 구속하라’ ‘자유한국당 해체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시민들에 배포하기도 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파티’ 참가자들이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하고 있다. 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파티’ 참가자들이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하고 있다. 심윤지 기자

경기도 시흥시에서 왔다는 임충만씨(32)는 “작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부터 촛불집회에 참석해 왔는데 순수하게 자축하는 의미로 1주년 집회에 참가하고 싶어 여의도를 찾았다”고 했다. 임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국민들의 바람대로 국정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촛불파티 소식을 접하고 참여를 결정했다는 홍모씨(41·주부)는 요구르트 50개와 촛불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각각 초등학교 3학년, 4살인 두 딸과 함께 여의도를 찾은 홍씨는 “적폐청산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면서 “문재인 지지자로서 1년 동안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국민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는 모습과 소방직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촛불파티’가 열리고 있다. 심윤지 기자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른바 ‘니트족’ 주현찬씨(27)는 “광화문 촛불집회는 청와대 행진을 추진한 부분이 나와 안 맞는다 생각해 여의도로 왔다”면서 “대통령이 바뀌어서 너무 좋지만 아직까지 국회나 행정부 쪽에 적폐 관료들이 청산이 덜 된 것 같아 아쉽다”고 주장했다.

여의도 촛불파티는 지난해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퇴진행동)가 밝힌 행사 계획이 발단이 됐다. 퇴진행동 측은 촛불 1주년 기념 행사 포스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의 경고를 들어라”라며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는 일정을 공개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누구를 위한 촛불이냐”며 이에 반발했다. 퇴진행동 측은 논란 끝에 공식적인 청와대 행진 계획을 취소했지만,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여의도에서 별도의 촛불 1주년 기념집회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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