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그룹 언니들 ⓒ 이든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43세 맏언니와 36세 막내. 10~20대 위주의 걸그룹이 주를 이루는 가요계에 새로운 콘셉트의 그룹이 등장했다. '늙은 여우'를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한 언니들(김지현 니키타 나미)은 "펄시스터즈, 서울시스터즈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로운 그룹이지만 이들의 내공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다. 1990년대 그룹 룰라로, 그리고 솔로 가수로 활동했던 김지현을 필두로 가수 미나의 동생이자 지난 2011년 가수로 데뷔했던 니키타(본명 심성미), 2007년 그룹 블랙펄로 데뷔했던 나미(본명 오나미)가 뭉쳤기 때문이다.

1970년대를 연상케 하는 복고풍의 의상을 입고 "누가 늙은 여우야. 누난 그런 여자 아니야"라고 노래하는 언니들이라니.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왔다. 니키타 역시 처음에는 '늙은 여우'라는 어감에 거부감이 들었다고, 처음엔 "조금 그렇지 않아?"라고 했던 김지현도 조금씩 이 곡의 매력에 빠졌다.

"곡을 쓴 귓방망이가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반응이 궁금했어요. 확 갈릴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다행히 섹시하기보다 털털한 콘셉트라서 '이번엔 그래도 나이에 맞게 나왔구나'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30~50대 삼촌, 이모, 언니 팬들이 편하게 듣고 부르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죠." (김지현)

"룰라 김지현이라는 이름에 먹칠하면 안 되잖아요"

 언니들 김지현

언니들 김지현 ⓒ 이든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언니들의 중심을 잡는 인물은 맏언니인 김지현이다. 룰라로 한 시대를 풍미했기 때문이다. "룰라의 힘이 워낙 컸고, 같이 있을 때 굉장히 큰 에너지를 발산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솔로로 활동하면서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앨범을 다시 내려면 스타일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언니들을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니키타는 친구인 미나의 동생이었고, 나미는 니키타의 15년지기 친구였다. 이미 팀을 결성하기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세 사람은 그렇게 한 팀이 되었다. 니키타는 "인연은 따로 있는 것 같다"면서 "팀으로 활동하는 건 처음이라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냥 재밌고 신난다"고 미소 지었다. 막내인 나미는 "어지간히 세지 않고는 (김지현) 언니에게 묻어갈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정말 팬이었죠. 고등학교 때 '날개 잃은 천사'에 맞춰 춤을 춰서 상을 받기도 했고요. 지현 언니와 함께한다는 게 영광스럽게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해요. 김지현이라는 이름에 도움이 되어야지, 먹칠을 하면 안 되니까요.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부담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길 준비가 됐어요." (니키타)


"전 발라드 그룹으로 활동했어요. 노래만 했지, 잘 못 놀거든요. 어렸을 때 댄스가수 데뷔 제의도 받았지만 '끼도 없는데 뭘. 못해' 이랬어요. 그런데 이번엔 춤도 추고, 치마도 입었죠. 처음엔 '안 입겠다'고 울었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어요. 안 해보던 것을 하면서 점점 캐릭터를 잡아가고 있어요." (나미)

"모든 걸 내려놓고 다가가 30~50대와 공감하겠다" 

 언니들 나미

ⓒ 이든엔터테인먼트


 언니들 니키타

언니들 나미(위)와 니키타. ⓒ 이든엔터테인먼트


김지현은 그동안의 경험치를 언니들에 쏟아붓고 있다. '3!4!' '천상유애' 등으로 활동할 때부터 의상 등 각종 스타일에 자신의 의견을 반영했던 김지현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뭐가 어울린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면서 "언니들로 나오기 전, 스타일리스트에게 의견을 많이 냈다. 룰라 때부터 함께했던 스태프들이라 말 안 해도 서로 잘 아니까 믿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내려놓으라'고 하시더라고요. 방송이건, 공연이건 룰라 때 생각만 하면 힘들겠더라고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려고 했죠.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면 친근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도도한 골드미스랄까요. 밖에서는 흐트러짐이 없지만, 집에서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밥을 비벼먹는 모습 말이죠. 30~50대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김지현)

"아이돌은 아이돌끼리 경쟁하고, 우리는 그냥 우리"라고 선을 그은 언니들은 "요즘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 철저히 10대 위주다. 아이돌에게 너무 쏠려 있다"면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필요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사회적인 분위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는 게 언니들의 바람이다.

"아이돌이 보여줄 수 없는 노련미와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섹시미가 저희에겐 있어요. 10대들에게도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않을까요. '우와 저런 옷을 입었어? 나이도 많다는데?'라면서 흥미롭게 보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요계에서 아이돌과 공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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