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700만원, 에어컨 없이 생활"…성현아 눈물의 고백
배우 성현아가 성매매 혐의를 받고 무죄 선고가 내린 뒤 겪었던 생활고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성현아는 지난 21일 방송된 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과거를 털어놨다.

성현아는 2013년 성매매 혐의로 약식기소된 이후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금전적 대가로 사랑을 판 적 없다"고 주장한 성현아는 오랜 재판 끝에 2016년 6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수미는 "아주 파란만장해. 그래서 만나보고 싶었어"라며 성현아와 만났다.

그는 "내가 연예계에서 경험, 나이로 봐서 연장자이지 않나. 뭔가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다. 자의든 타의든 실수, 스캔들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고, 아직도 세상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은 끄집어내고 얘기하고 싶었다. 억울한 일도 물어보고 싶었다. 잘못한 게 있다면 다시 한번 사과 받고 싶고"라면서 "그게 아닌 걸로 판명이 났나?"고 언급했다.

성현아는 "네"라며 "의혹을 받아서 재판을 안 할 수 있었는데 제가 했다. 말이 안되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결국 승소를 했는데 '무죄'가 났다는 것을 다들 모르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재판을 하면 나를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오히려 욕을 먹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죄 판결이 나고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시 유모차 끌고 장보고 있는데 (무죄 판결에 대한)전화를 받고 그런가보다 했다. 제게 3년의 시간은 남들은 참 많이 잃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일상생활 하고 애 키우고 하던일 계속 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송사를 겪었지만 회복할 겨를 없이 이혼 소송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연예계 복귀를 준비하던 성현아는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던 전 남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충격에 휩싸이게 됐다.

성현아는 "많은 걸 잃었지만 가장 큰 걸 얻었다. 아기와 세상의 이치, 평온한 마음을 얻었다. 돈 버는데도 우울증 걸리고, 역할이 별로라 튕길 때도 있고 하는데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20년 일했으면 집, 통장 돈 꽤 많은 액수를 모아놨을거 아니냐. 맨 마지막에 아이와 둘이 남았을 때 딱 전재산 700만 원 있었다. 수입차 타고 다니고 일도 많이 하지 않았나, 내 집도 있고 그랬던 아이가 아무 생각이 없어지더라. 제가 길바닥에 주저 앉아 울었다"고 고백했다.

김수미는 "700만 원 남았는데 아무 생각 안났다고 했지? 나는 혹시 몇 만 원이 있나 겨울 코트를 뒤진적이 있었다. 남편이 부도났을 때 현금이 없고, 통장은 제로였다. 만원짜리 하나 안 나오더라" 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성현아는 "알고보니 보증금 남은게 700만 원이었다.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태어나서 한번도 에어컨 없이 살아본 적이 없는데, 진짜 더운 여름 아기랑 잠을 자는데 선풍기도 없었다. 애는 등에 땀띠가다났다. 가수 위일청 선배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 참 고맙다. 선풍기 두 대를 주셨는데 너무 행복했다"라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수미는 "이런 눈물은 가끔 좋다. 쌓여있던 잔재들이 녹아내린 것"이라며 "생각보다 자신감 있고 밝아서 의외로 반가우면서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았다. 그때 성현아란 여자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걱정을 한 기억이 있다. 일면식도 없지만 어루어만져주고 싶었다. 이상하게 나 만나고 사람들이 잘된다"면서 성현아를 응원했다.

현재 성현아는 부동산 콘텐츠를 전하는 유튜브 채널 '또방TV'에 출연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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