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급 게임엔진 ‘언리얼’, 일반산업 보폭 확대 “이제 영화·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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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A급 게임엔진으로 유명한 ‘언리얼엔진’이 건축과 영화, 디자인 등 일반 사업분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500만명의 개발자가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컴퓨터그래픽스 분야에서 언리얼엔진을 활용하고 있다.



18일 에픽게임즈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글래드라이브강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언리얼엔진은 리얼타임 렌더링이 가능한 엔진 중 성능면에서 가장 강력한 창작툴”이라며 “지난 2014년 이후 사용자가 급격하게 성장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일반산업군에서 많이 쓰이면서 또 한 번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언리얼엔진’은 불과 몇 년전만해도 전세계적으로도 수천명에서 수만명 정도가 사용하는 엔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3월 13일 월구독 방식의 멤버십 라이선스 정책 발표 이후 빠르게 사용자층을 늘려왔다. 특히 2015년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언리얼엔진 개발자층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2015년 초에는 50만명이 안됐지만 현재는 500만명 이상이다. 불과 3년 사이 사용자층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는 게임산업군 내에서의 보편화는 물론 일반산업군으로도 영역을 확대한 것이 컸다.

에픽게임즈측에 따르면 게임분야의 경우 다수의 트리플A급 게임에 사용되며 저변을 넓혔다. 지난해 스팀 톱셀러 게임 중 가장 많이 사용된 상용엔진은 언리얼엔진이었다.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된 스팀 게임의 전체 매출은 1조원(전체 4조3000억원)이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다.

모바일에서도 언리얼엔진 게임들의 입지가 늘어 에픽게임즈가 자체제작한 ‘포트나이트’가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텐센트와 펍지가 손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인기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바 있다.

특히 언리얼엔진의 성장에는 한국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사용자는 2106년 말 대비 1년 사이 223% 증가했고 일사용자수는 145% 늘었다. 총사용시간 기준으로는 전세계 도시 중 서울이 1위다. 성남시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표는 “국내 개발자들이 다른 지역보다 언리얼엔진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 언리얼엔진 프로젝트가 늘어서 성남시도 순위에 들어온 것 같다”고 소개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다수의 업체가 언리얼엔진으로 게임을 제작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TL’,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2’ 등을 비롯해 넥슨의 ‘프로젝트D(띵소프트)’, 프로젝트DH(데브캣), 프로젝트A1, 카트라이더 리마스터, 파이널판타지11 모바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넷마블몬스터 신작 등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모두 언리얼엔진을 사용했다. 독립스튜디오의 경우 모아이게임즈의 ‘프로젝트 라파누이’, 트라이팟스튜디오의 ‘매드8’ 등도 유명하다. 인디게임사도 ‘렐릭시커: 하이포지엄(매시브휠), 울트라에이지(넥스트스테이지), 리틀데빌인사이드(나오스트림), 로그유니버스(머스트게임즈) 등의 작품을 제작 중이다.

박 대표는 “언리얼엔진이 발전하면서 PC에서 제작한 맵을 손쉽게 모바일과 콘솔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전환이 가능하고 최근 ‘포트나이트’에서 보여진 것처럼 100명이 동시에 액션이 가능한 네트워크 기능도 제공한다”며 “자유롭게 영상 편집이 가능한 리플레이 시스템과 자체제작한 ‘파라곤’의 리소스 등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일반산업군에서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강력한 리얼타임 렌더링 기능으로 영화, 건축 등 각종 컴퓨터그래픽스(CG) 분야에서 언리얼엔진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개다. 대표적으로 라디송 레드호텔, 나사의 우주비행사 트레이닝, 영화 ‘스타워즈 로그원’의 안드로이드, 영화 ‘혹성탈출’, 프랑스 대선 중계, 디지털디멘션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자파리’, 이케아의 증강현실(AR) 앱 ‘이케아 플레이스’ 등이 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도 스코넥과 덱스터스튜디오, 레드로버 등이 다양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언리얼엔진으로 제작했고 MBC엣서는 다큐멘터리 ‘10년후의 세계’와 드라마 ‘군주’에서 언리얼엔진을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표는 “(지난해 200만명이 증가한 이유에는) 일반산업군 사용이 늘어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는 일반산업군에서의 활용도를 높인 언리얼 스튜디오도 공개했다. 제품 디자인 및 제조 분야에서 시각화 작업을 진행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기능을 모은 버전이다. 3ds 맥스, 캐드 등 대표적인 관련 분야의 툴을 ‘데이터스미스’라는 기능을 통해 언리얼엔진과 손쉽게 연동할 수 있다. 오는 11월까지 무료 베타로 서비스되며 이후에는 월구독 형태(월 49달러)로 유료화될 예정이다.

박성철 대표는 “기존에 사용되는 오프라인 렌더링과 달리 (언리얼엔진 같은)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은 바로 제작해서 수정하고 확인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며 “실제 최근 건축 시각화 렌더링 엔진 관련 조사에서 리얼타임 엔진을 테스트하는 곳중 41%가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타임 렌더링 엔진을 실제 도입한 경우는 언리얼이 52%로 1위였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배우가 연기를 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가상의 캐릭터로 구축해 보여주는 디지털휴먼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눈과 코, 입, 귀 등 배우의 얼굴 근육이 미세한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표현해 실제 사람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현실감이 높았다. 향후 게임 영상,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한편 에픽게임즈는 내달 18일 ‘언리얼서밋’을 통해 ‘포트나이트’ 최적화 사례와 일반 산업분야의 사례 강연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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