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연합 “일부 교사 반일구호 작성 강요
대답 거부하면 ‘일베’ 회원 낙인” 주장도
서울교육청은 23일 관악구 인헌고에 담당 장학사 20여명을 보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 실태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 학교 학생 40여명으로 구성된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은 “학교를 감사해 달라”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교사들이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마라톤 행사에서 학생들을 모아 놓고 반일운동을 하게 했다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가르치는 등 편향 교육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연합은 이날 오후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들의 편향 교육 탓에 일부 학생은 트라우마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대변인을 맡은 최인호(18)군은 “인헌고 내에서는 교사가 수시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가 교사에게 혼난 적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반면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편향 교육 주장을 반박했다. 나 교장은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학생들이 반일 구호가 담긴 띠를 달고 뛴 건 (일본의 무역보복이 본격화한) 당시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교사들이 강요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인헌고 학생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교 내의 문제이므로 학교 안에서 먼저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며 “더는 정당이나 언론, 외부단체에서 학교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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