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편향 교육’ 논란 인헌고… 교육청 특별장학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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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23.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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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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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장학사 20명 파견 실태 조사[서울신문]
학생연합 “일부 교사 반일구호 작성 강요
대답 거부하면 ‘일베’ 회원 낙인” 주장도
일부 교사가 정치 편향적 교육을 했다며 민원을 제기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이 23일 서울 관악구 인헌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편향적 발언을 한 교사는 교사 직책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부 재학생으로부터 “교사들이 정치 편향적 교육을 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서울 인헌고등학교에 대해 서울교육청이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특별장학에 나섰다.

서울교육청은 23일 관악구 인헌고에 담당 장학사 20여명을 보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 실태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 학교 학생 40여명으로 구성된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은 “학교를 감사해 달라”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교사들이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마라톤 행사에서 학생들을 모아 놓고 반일운동을 하게 했다거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가르치는 등 편향 교육을 했다고 주장했다.

인헌고 앞 ‘좌파교육 철폐’ 손팻말 든 보수단체 - 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의 기자회견에 많은 보수단체 회원 및 보수 유튜버들이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인헌고 일부 교사가 ‘편향적 정치사상’을 학생들에게 주입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학교에서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2019.10.23 연합뉴스
또 일부 교사가 수업 시간에 반일운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들에게 적어 내도록 했고, 교사가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하는 학생에게는 ‘일베’(극우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회원을 이르는 표현) 낙인을 찍었다고 비판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오늘 조사는 일부 학생이 주장한 상황이 실제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학생연합은 이날 오후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들의 편향 교육 탓에 일부 학생은 트라우마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대변인을 맡은 최인호(18)군은 “인헌고 내에서는 교사가 수시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가 교사에게 혼난 적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반면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편향 교육 주장을 반박했다. 나 교장은 “교내 마라톤 대회에서 학생들이 반일 구호가 담긴 띠를 달고 뛴 건 (일본의 무역보복이 본격화한) 당시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교사들이 강요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인헌고 학생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교 내의 문제이므로 학교 안에서 먼저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며 “더는 정당이나 언론, 외부단체에서 학교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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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사건팀, 탐사기획부, 정치부 정당팀을 거쳐 지금은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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