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주춤했던 키움 좌완 선발 이승호(20)가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이승호는 두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키움으로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승호가 살아난 것이 더욱 반가운 상황이다.

이승호는 지난 8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13-3 승리를 이끌고 시즌 8승(5패)째를 거뒀다. 이 승리로 3위 키움은 2위 두산과의 게임차를 지웠다. 이승호는 2·3위 맞대결이었던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호는 지난 7월 봉와직염 때문에 거의 한 달을 쉬었고, 복귀 후에도 한동안 투구 감각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지난달 4일 고척 KT전에서 1.2이닝 5실점에 그쳤고 지난달 16일 고척 NC전에서도 2이닝 3실점 후 조기 강판됐다. 다음날 장정석 키움 감독은 “이승호가 자신감을 잃었다”며 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2군에서 열흘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던 이승호는 복귀 후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정상궤도에 안착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승호가 두산만 만나면 펄펄 난다는 점이다. 고전했던 8월에도 10일 고척 두산전에선 6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를 수확했다. 이승호는 10일 기준 최근 10경기에서 4승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3승이 두산에서 빼앗은 것이다. 올 시즌 두산전 4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 2.52를 기록했다.

키움과 두산은 정규시즌 맞대결을 한 차례 남겨놨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팀들이다.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 최원태 등 키움의 다른 선발들이 올해 두산전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 킬러’ 이승호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공교롭게도 이승호는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LG에도 강하다. 지난 5월8일 완봉승을 포함해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1.93으로 잘 던졌다.

장정석 감독은 “이승호가 가진 능력 자체가 좋고, 올해 유독 두산 타선이 왼손투수들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면서 “이승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던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올해 가을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