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으뜸상을 수상한 젠한국(회장 김성수 · 사진)의 '도시락 밀폐용기'는 집 안에서만 사용하던 도자기 제품을 밖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등산이나 낚시를 갈 때 쓰기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도자기로 만든 밀폐용기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많았지만 12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세 번 이상 구워내는 도자기는 공정 중에 모양이 변해 플라스틱 뚜껑과 결합하는 게 어려웠다. 젠한국은 10여년에 걸친 실험으로 소성(燒成) 중의 도자기 변화율을 정밀히 계산하는 데 성공,도시락 밀폐용기를 만들어냈다. 도자기 밀폐용기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있지만 직사각형의 밀폐용기는 제조 기술이 어려워 여전히 젠한국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최근 김치 용기와 같은 대형 크기의 도자기 밀폐용기를 대량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젠한국의 밀폐용기는 납과 카드뮴이 없는 무연 유약만을 사용해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2009년 국내 도자기 업계에선 최초로 로하스(LOHAS) 인증을 받았다. 이 제품은 네 면이 모두 결착하는 방식을 적용,플라스틱 밀폐 용기에 견줄 만한 강한 밀폐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제품 성능 덕분에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1991년 젠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공장 '한국 세라믹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1800여명의 기술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생산량은 연간 2000만개로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미국 레녹스와 미카사,독일 빌레로이&보흐(Villeroy&Boch),영국 막스&스펜서(Marks&Spencer),일본의 나루미 등 세계 2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젠한국은 전체 생산량의 70%를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젠한국의 본차이나 제품은 노벨상 시상식의 만찬장,스웨덴 왕실,아랍에미리트의 해외 공관,유엔 사무총장 관저에도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대표는 "현재 젠한국의 연구 · 개발(R&D)센터엔 국내 최대 인력인 150여명의 연구진이 디자인과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청주 오창과학단지에 공장을 준공해 보다 빠른 제품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