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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세포마켓·必환경·카멜레존…2019 황금돼지해 이끌 키워드

김슬기 기자
입력 : 
2018-10-24 17:58:47
수정 : 
2018-10-25 09: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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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미디어로 판매하는 `셀슈머`
직원과 손님의 균형 `워커밸`

부모가 된 `밀레니얼 세대`
밥 잘사주는 예쁜 엄마 등장…

"변화속 정체성 찾는 여정의 해"
◆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2019 PIGGY DREAM ◆

사진설명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55)는 2019년, 황금돼지해를 이렇게 전망했다.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창 펴냄)를 펴내며 기해년(己亥年)을 관통하는 10대 키워드로 '모두에게 돼지꿈을(PIGGY DREAM)'을 꼽았다. 소비 트렌드 중 가장 중요한 흐름은 극도의 1인 가구화로 인한 1인 1마켓, '세포마켓'의 등장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로 직접 판매에 뛰어든 셀슈머(셀+컨슈머)들은 폴로어, 재능을 기반으로 유통의 세포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세포분열이 진행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콘셉트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가성비나 품질보다 희귀하고 재미있는 '갬성(감성을 뜻하는 신조어)' 콘셉트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기업은 마케팅이 아닌 콘셉팅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영화 '라라랜드'가 꿈꾸는 이들의 도시라면, '나나랜드'는 궁극의 자기애로 무장한 사람들의 땅이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지 않고 자존감을 중시하는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글리 시크와 넉넉한 옷 등 자기 몸 긍정주의가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코노미에서 '미코노미(Me+Economy)'로의 진화라고 설명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밀레니얼 가족'도 등장했다. 가족은 절대 희생의 장소가 아니라 적정 행복의 장소다. '내'가 있고 '가족'이 있다는 엄마들은 밥을 해주는 대신 밥을 사주고 남는 시간은 자기계발에 투자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의 등장이다. 도우미 경제가 발전하고 간편가정식과 신(新)가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전기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가 대표적인 밀레니얼 가전이다.

빅로고 브랜드와 LP, 카세트테이프의 인기 등을 두고 '뉴트로(New-tro)'가 뜨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레트로'가 장년층 향수에 기댄다면 뉴트로는 젊은 세대가 느끼는 옛것의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과거 황금기의 대표 상품을 복각한 제품은 전통을 강조하고 있고, 이로 인해 기업의 아카이빙(보존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미세먼지와 폭염의 습격이 일상화된 시대에는 '친환경'으로는 부족하다. 살아남기 위한 '필(必)환경시대'가 됐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가 유행하고, 비거니즘 등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최근 패널이 있는 '액자형' 관찰예능이 대세인 이유는 감정근육이 약해진 '컬링세대'의 등장으로 인해서다. 부모가 아이 앞길을 빗자루질해주는 '컬링세대'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로만 소통해 감정 표현에 서툴다. 이들이 감성적 문구의 베스트셀러와 이모티콘 등을 소비하며 감정을 구매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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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서 데이터지능(DI)으로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산업의 의사결정이 철저히 데이터로 이뤄짐에 따라 개인의 모든 소비 행태를 데이터로 추적하는 산업이 발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멜레온처럼 여건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공간, 카멜레존의 등장도 전망된다. 다른 업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도서관 전시장 카페 등과 협업 공간을 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의 인기, 공유 공간, 공유 하우징의 확장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매너소비자의 등장을 꼽았다. 주52시간 근로나 워라밸 중시가 직장문화의 양적 변화라면, 감정노동 보호는 질적인 변화다. '남의 집 귀한 자식' 세대의 사회 진출로 모든 직종의 감정노동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Worker)과 손님(Customer) 간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의 필요성이 대두된다는 진단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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