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은행의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는 ‘풀뱅킹’ 앱(응용프로그램)을 새로 출시한다. 송금 등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편 뱅킹 앱과 병행 운영할 방침이다. 다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맞춰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다른 대형 은행도 용도별 앱 개발에 열을 올리며 ‘투트랙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 모바일 앱 '투트랙 전략' 가속화
우리銀, 가칭 ‘원(WON)’ 다음달 출시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새 풀뱅킹 앱을 내놓는다. 개발 작업을 거의 마무리하고 브랜드 결정을 위한 막바지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이름은 ‘원(WON)’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앱이 나오면 기존 우리은행 풀뱅킹 앱인 원터치뱅킹을 대체하게 된다.

새 앱은 원터치뱅킹과 마찬가지로 은행 창구에서 하는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용자 환경을 고려한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출시한 앱과 달리 개발 과정부터 고객이 직접 참여했다”며 “단순히 연령, 지역, 직업별 분류뿐 아니라 금융 서비스 사용 목적과 행태에 따른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적금, 대출 등이 필요한 시기에 먼저 메시지를 보내 가입 가능한 상품을 제시한다. 잔액이나 소비 형태에 맞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도 추천한다.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앱 메뉴 배열도 바꿀 수 있다. 원하는 금융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간편뱅킹 앱과 ‘투트랙’으로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간편 앱인 위비뱅크를 개편했다. 자동 로그인이 가능하고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하게 소액 송금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토스 등 간편송금 서비스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가 주 고객이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다른 시중은행보다 앱 편의성 측면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새로운 앱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비대면 영업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앱 ‘투트랙 전략’ 가속

다른 대형 은행도 이 같은 ‘투트랙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은행 창구에서 받는 모든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와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금융 업무를 보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편송금 앱은 절차가 간단하고 구동 속도가 빨라야 하고, 고액 송금과 다양한 금융 서비스 기능을 갖춘 풀뱅킹 앱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수준을 최대로 높여야 한다”며 “고객의 사용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도 풀뱅킹 앱 ‘NH스마트뱅킹’과 간편뱅킹 ‘올원뱅크’를 병행 운영 중이다. 올원뱅크는 세 차례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인공지능(AI) 상담 기능까지 갖췄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풀뱅킹)과 ‘리브’(간편뱅킹)를 운영하고 있다.

한 은행 임원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생겨난 뒤로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 영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비대면 영업 강화가 은행의 생존 키워드가 된 만큼 앱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