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영본(38)씨는 지난주 연금복권이 나왔다는 소식에 회사 근처 복권방을 세 군데나 돌았지만 결국 허탕을 치고 말았다. 첫회 발행분이 시장에 풀리자마자 동났기 때문이다.
인기의 비결은 뭘까. 우선 로또보다 높은 당첨 확률이 매력적이다.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은 814만 5060분의 1. 반면 연금복권의 당첨 확률은 315만분의 1로 약 2.6배 높다. 단 살다 벼락 맞을 확률은 180만분의 1, 연간 40번 골프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한 번에 공을 홀컵에 집어넣는 일)을 할 확률은 3만3000분의 1에 불과하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높은 확률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얘기다.
로또에 비해 떼어가는 세금이 적다는 것도 연금복권의 강점이다. 로또에 당첨되면 당첨금의 33%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3억원 이하의 당첨금을 매월 받는 연금복권에 당첨되면 세율이 22%로 준다. 1등에 당첨된다면, 세금을 빼고 매월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돈은 390만원이다. 복권방이나 편의점 외에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복권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도 이런 사회상을 고려해 연금복권을 내놨다고 설명한다. 강환덕 복권위 발행관리과장은 "연금복권은 복권 당첨이라는 행운을 거머쥔 이들이 큰 돈을 받고 불행해지지 않도록 국가가 사후 관리를 해주는 형태"라며 "퇴직 후 노후자금, 사망 후 유산 상속을 원하는 40대와 50대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아울러 "복권을 구매하면 발행액의 약 60%는 당첨금으로 나가고, 10%는 발행비용으로 쓴 뒤 나머지 40%는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족들을 지원하니 소박한 꿈을 꾸면서 좋은 일도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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