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女 뒷모습 녹화男 항소심 무죄…“레깅스는 일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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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28.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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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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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에 딱 붙는 바지인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녹화한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레깅스 패션은 일상복이기 때문에 성적 욕망의 대상이라 할 수 없어, 성폭력 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황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은 지난해 버스 하차문 근처에 앉아 있다가 레깅스를 입고 있는 여성의 뒷모습을 8초 동안 몰래 녹화했습니다.

다른 승객에게 들켜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24시간을 명령받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로부터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부는 "촬영된 피해자의 신체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에 해당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성폭력범죄는 신체를 촬영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데, 재판부는 피해자의 노출된 신체는 목 윗부분과 손, 발목이 전부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피해자의 엉덩이 부위를 부각하지도 않았고 특별한 각도나 방법이 아닌 사람의 시야 그대로 촬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레깅스는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피해자가 경찰 수사 당시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성적수치심을 나타낸 거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남성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적시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1심의 판단은 법리와 사실을 오인했다며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황진우 기자 (sim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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