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추석 특수에 최악은 면했다...대형마트 3분기 흑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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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대형마트 시대…3분기 적자는 면했지만 이익 큰폭 감소
‘초저가 전략’ 타개책 될 수 없어...체질개선 시급

창립 26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이마트(139480)가 3분기에는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초저가 전략과 이른 추석 특수에 최악은 면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작년 실적을 크게 밑도는 수치여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4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6% 가량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0% 늘어난 5조199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초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낮아진 것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분기에는 299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이마트는 위기 전략으로 ‘상시 초저가’를 들고나왔다. /조선DB

롯데마트도 3분기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6% 감소한 수치다. 롯데마트도 2분기에는 340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홈플러스도 두 마트와 비슷한 성적을 받아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평가다. 홈플러스가 지난 6월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7% 줄어든 1090억원에 그쳤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생산성이 안 나오는 매장을 정리를 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장을 줄여가며 생존 경쟁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했다.

적자는 면했지만 대형마트들의 영업이익이 매년 줄면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부터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몰에 맞서 초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나 가격 경쟁으로는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부터 ‘국민가격’을 내걸었고, 롯데마트는 올 초부터 ‘극한가격’을 내세운 가격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에 ‘4900원 와인’과 ‘9900원 청바지’가 등장했다.

별다른 출구를 마련하지 못한 대형마트 업계는 11월 쇼핑대전에도 ‘10년 전 가격’ ‘반값 행사’ 등 가격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 이마트는 ‘쓱데이’인 이날 주요 상품을 반값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생활용품을 10년 전 가격으로 내놓는다. ‘땅 파서 장사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홈플러스는 전 식품 품목을 대폭 할인해 판매한다.

대형마트들이 11월 ‘초저가 제품’을 내세우며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관건은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전략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느냐에 있다"며 "대형마트의 초저가 정책은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 정책만으로는 온라인 쇼핑몰을 결코 앞설 수 없다"고 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성비 전략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중국의 ‘허마셴셩(盒馬鮮生)’ 매장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편리함을 극대화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이 많아 가격 경쟁을 벌이고는 있지만, 대형마트만의 강점을 키워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고객들이 매장에서 신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결제 시스템이나 가상현실(VR) 체험 등을 도입해 방문객을 늘리는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최지희 기자 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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