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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추첨보다 뜨거워" 호찌민 아파트 분양 현장 가보니…

    입력 : 2019.09.23 12:26 | 수정 : 2019.09.23 12:30

    지난 21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시의 2군(郡) 투티엠(Thu Thiem)에 들어서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더 메트로폴’ 2차 분양 추첨 현장. 투티엠은 사이공강을 따라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곳으로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린다. 사업시행자인 썬킴랜드는 이날 2차 분양에서 총 456가구 중 200여 가구를 예약자 대상으로 추첨해 배정할 예정이었다.

    지난 21일 호찌민 투티엠에서 분양하는 한 고급 아파트 분양 추첨 현장이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이미지 조선일보 기자

    이 아파트 분양가는 ㎡당 4622~8534달러로 3.3㎡(1평)당 1800만~3360만원에 달한다. 아파트 한 채당 가격이 4억4000만원(원룸)~15억원(펜트하우스)으로 베트남 경제 수준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오전 8시부터 긴 줄이 늘어섰고 오전 8시30분쯤에는 행사장 내부가 800여명의 입장객으로 꽉 들어찼다. 이들은 무대에서 추첨을 통해 뽑은 순서대로 원하는 층과 호수를 정했다. 추첨권을 손에 쥔 예약자들은 꼬박 3~4시간 동안 행사장을 지켰다. 행사장에는 베트남인은 물론 일본·미국·한국 등 외국인도 번호표를 쥐고 추첨자를 결정하는 화면을 응시했다.

    호찌민 아파트 분양 추첨에 참여한 한 고객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원하는 동호수를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이미지 조선일보 기자

    추첨된 사람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골라 예약하면 직원이 종을 흔들고, 박수가 쏟아졌다. 예약 가능한 집과 팔린 집을 표시한 화면을 보던 사람들은 원했던 집이 ‘판매됨’ 상태로 바뀌자 “아…”하는 탄식을 내뱉었다. 흡사 로또 추첨 방송을 보는 듯했다. 너댓명씩 짝을 지어 온 한국인들은 “지난번에 왔을 때는 계약을 못했는데 이번에는 아파트를 살 수 있어서 다행”, “어떤 호수를 살지 고민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대화를 나눴다.

    베트남 주택 시장이 펄펄 끓고 있다. 주택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이 치솟고 있다. 실제 하노이·호찌민 등 대도시 인구는 2018년 기준 1900만명 수준인데, 2030년에는 640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정부의 건축 허가 규제 등으로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못해 호찌민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는 양상이다.

    호찌민 2군 지역에 들어서는 더 메트로폴 아파트 조감도. /썬킴랜드 제공

    ■“호찌민 아파트값 4년간 50% 급등”

    베트남 부동산 업체 DKRA는 호찌민 아파트 가격이 2015년 이후 4년간 5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급(Mid-end) 아파트 가격은 2015년 ㎡당 900달러에서 올 8월 1380달러로, 서민형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690달러에서 1030달러로 올랐다. DKRA는 “도시로 순유입하는 인구가 많고, 최근 허가받은 부동산 프로젝트가 완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탓에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다시 투자자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레 호앙 짜우 호찌민시 부동산 협회장은 “올 1분기 호찌민시 주택 공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1만2000가구에 머물렀다”며 “관련 법규가 까다로워 아파트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 외국인 투자 급증…아파트 산 한국인도 많아

    외국 투자자들도 베트남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실제 올 1~5월 베트남이 유치한 외국인 직접 투자(FDI) 금액 27억7000만달러 중 46.7%가 부동산에 몰렸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호찌민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올 3분기 호찌민 남부 냐베와 투티엠에서 각각 2300억원, 1900억원 규모의 분양 사업을 시작한다. 롯데자산개발은 투티엠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업무시설, 레지던스 등을 포함한 5만㎡ 규모 에코스마트시티를 짓고 있다.

    호찌민 최고 주거단지인 랜드마크81. /땅집고

    우리나라 개인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베트남 아파트에 관심있는 한국 투자자끼리 ‘그룹 투어’ 형태로 베트남을 많이 찾는다. 호찌민에 약 2억원대와 8억원대 아파트 한 채씩을 산 최모(36)씨는 “한국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심해져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며 “휴가철에 한번씩 들러 실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부동산 업체를 통해 분양 정보를 얻은 뒤 계약서 작성이나 추첨이 필요할 때에만 방문해 매매하는 식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부동산 업체들은 한국 투자자들을 겨냥한 ‘카카오톡 1대 1 채팅 상담 서비스’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VR(가상현실)을 통해 실제 아파트 뷰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 중단된 124개 부동산 프로젝트 사업 재개

    각종 규제 등으로 주춤했던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외국인 투자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 반 호안 호찌민시 도시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호찌민시에는 더 많은 아파트가 필요하다”며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실제 최근 호찌민시는 현재 진행 중인 150개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중 124개의 건설 재개를 허락했다.

    베트남 현지 매체인 베트남플러스는 “올 3분기 대규모 프로젝트인 빈시티가 완공되면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측된다”며 “최근 호찌민시가 중단된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승인한 것 역시 부동산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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