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단장, 의료기기산업대상 수상 “생태계 통해 병원 의료장비 국산화 과제 달성 목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지금까지 고려대의료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은 병원-기업이 상생하는 플랫폼을 갖춰 의료진과 기업이 만나는 만남의 장을 제공해왔습니다. 향후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은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의료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도록 병원과 기업이 함께하는 상생 생태계를 이뤄, 궁극적으로 병원 의료장비 국산화라는 과제를 달성해 갈 것입니다”

박건우 고려대의료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장(사진·신경과학교실 교수)는 최근 의료기기산업대상 수상을 기념해 일간보사·의학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건우 단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의료기기 오픈 플랫폼 국책사업을 성실히 수행하다보니 이런 큰 상을 받게 됐다”면서 “이번 의료기기산업대상 수상을 계기로 국산 의료기기 해외진출과 인증 그리고 선도구매 과정을 돕는 병원의 혁신적 변화와 필요한 곳에 필요한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의 기술력 증대와 가치창출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고대의료원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은 그동안 병원과 기업, 의사와 개발자가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

병원이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바꾸고 병원-기업이 상생하는 플랫폼을 갖췄으며,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합리적인 가이드를 제안하고 공동연구개발의 수익을 나중에 함께 나누는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중계자 역할을 사업단은 함께 수행했다.

박건우 단장은 의료인과 국내 의료기기산업계의 공동 성장을 위해서는 이 같은 플랫폼을 통한 상호 소통과 이해, 신뢰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에서 최종 수요자의 역할만 해 온 의사에게 생태계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생태계를 가꾸는 핵심자로 거듭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박 단장의 설명이다.

의료기기상생사업단은 향후 산업부 과제 종료 이후에도 고대안암병원 내 센터로 정규 조직화돼 확대 운영된다. 의료기기뿐만이 아니라 의료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의료플랫폼상생센터’라는 이름으로 병원과 기업이 함께하는 상생 생태계를 이뤄나가게 된다.

박건우 단장은 병원 의료장비의 국산화를 의료기기산업 발전의 궁극적 실현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간단한 주사기, 붕대, 반창고 등 외국산 제품을 국내 우수한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추후 병원의 모든 의료기기 제품이 국내산으로 교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병원도 하나의 시스템이다. 현재 한국의 일본 부품 산업 독립을 똑같이 적용하면, 병원의 국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 의료장비 국산화, 고품질 유지-제도적 지원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장비가 여전히 상급종합병원에서 선호되지 않는 실정에 대해 박 단장은 기업 차원에서 꾸준한 개발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을 개량하는 등 세계 최고의 품질 수준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병원 의료장비의 국산화는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함을 박 단장은 강조했다.

박 단장은 “간단한 물건도 의료기기가 되면 기술시험인증, 인허가, 심평원의 보험코드를 부여 받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면서 “신기술 제품에 대해서 의료현장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할 때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독과점을 이루고 있는 유통구조 헤게모니를 깰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제정된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에도 혁신형 의료기기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과 지원 범위 및 내용에서 기존의 것들과의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박 단장은 주장했다.

그는 “임상시험지원에서 시험계획서의 작성은 유수의 전문 기업들이 본 영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역량을 발휘 중이다. 또한 급변하는 국제규격에 맞는 대응은 전문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으므로 단순한 시험계획서의 지원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는 임상시험계획의 초기부터 의사(병원)의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내어 개발 및 컨설팅 기업과 보조를 맞추고, 의사에게는 적절한 인센티브와 기업에게는 양질의 의료기기 개발되고 수익을 내는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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