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위기 몰리자…황교안 “보수 대통합 기구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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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06. 오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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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긴급 기자간담회 열어
“대통합 위해서라면 한국당 간판 내릴 수도”

유승민 “보수 재건 의지 있다면…”
홍문종 “사전교감 없었다” 의구심

황, 준비 없이 서둘러 제안 인상
“쇄신론 막기 위한 국면 전환용”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보수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오전에야 기자단에 공지될 만큼 급하게 마련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유승민 의원 등 중도보수에서 우리공화당까지 아우르는 ‘보수통합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박찬주 파동’을 계기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친박계 초선의원들이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를 보이자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통합 논의를 더 늦출 수 없다. 그동안 물밑에서 하던 논의를 본격화하고 과정마다 국민들의 뜻을 받들고자 한다”며 중도보수 성향인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부터 극우 성향의 우리공화당까지 아우르는 범야권 보수통합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는 “대통합을 위해서라면 자유한국당 간판까지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이른바 ‘보수 빅텐트론’이다.

그동안 보수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입장 차이와 관련해선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은 없다.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 지금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자유 우파, 자유민주주의 세력 통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통합이 시급하니 갈등적 요소는 당분간 봉인해두자는 뜻이다. 그러면서 “유승민 대표와도 직간접적으로 소통과 협의를 해왔다. 우리공화당과도 직간접적인 논의들을 나눈 바가 있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을 통해 열매를 맺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이런 제안에 유승민 의원 쪽이나 우리공화당 양쪽 모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그동안 황 대표와의 직접 대화는 없었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이 제가 제안한 보수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은 우리공화당까지 거론한 황 대표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 대표와 (보수 대통합에 대해) 사전교감을 나눈 바 없다”며 “탄핵에 대한 입장이 (유승민과) 확연히 다른데, 통합 논의를 어떤 방향으로 할 건지 얘기도 없다. 당내 (위기)돌파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의 이번 회견이 당내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을 차단하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우리공화당과 유승민은 함께 가기 어려운 걸 알면서 억지 화두를 던진 것 같은데 수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와 별개로 당 내부에서는 친박계 재선인 김태흠 의원이 ‘중진 용퇴론’을 꺼내 들고, 친박계 초선인 유민봉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친박(근혜)계가 쇄신론을 주도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초·재선에 포진한 친박계가 공천을 놓고 비박계와의 자리싸움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박계 상당수는 3선 의원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박에서 말을 갈아탄 이들이 개혁을 포장해 벌이는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정유경 장나래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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