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도입'에 민주당 의견 충돌... "시기상조" vs. "단계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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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08.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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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최고위원-장경태 청년위원장 찬반 엇갈려... 이인영 "개인 의견들, 공식논의 계획 없다"

[오마이뉴스 글:유성애, 사진:남소연]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이 '모병제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가운데, 모병제에 대한 민주당 내부 찬반 의견이 8일 공개회의에서 충돌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현행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두고 김해영 최고위원과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 최고위원이 "모병제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한 반면, 장 청년위원장은 "점진적 도입"을 주장했다.
 
김해영 "모병제? 시기상조" vs. 장경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김해영 최고위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 분단국가이고 군사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라면서 "많은 국가에서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하나, 현재 한국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민주연구원의 보고서에 반대 입장을 낸 것.

김 최고위원은 "모병제로의 전환은 개헌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헌법 39조 1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 의무를 진다'고 해서 입법권을 부여했는데, 입법 형성권에 모병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라는 게 그 주장의 근거다. 그는 "모병제 도입은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 연합뉴스

 
반면, 뒤이어 발언한 장경태 청년위원장은 '점진적 도입'을 주장했다. 장 청년위원장은 "인구 절벽의 가속화로 인해 (현행) 징집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라면서 "이제 전쟁은 사람 수가 아니라 무기로 하는 시대다, 모병제 전환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이제 한국 사회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장 청년위원장은 "모병제(전환)는 국방력 강화 방안이자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이다, (군대에서) 복무한 이에게 충분한 예우를 해주는 방안이다, 남녀 차별·경력 단절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모병제로의 단계적 전환 등 미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해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장 청년위원장의 의견을 재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모병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는 기자 질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라며 반대 견해를 뚜렷히 했다. '모병제 발언에 대해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언급한 게 있냐'고 묻자 그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신중론 펼치는 민주당 지도부... "당에서 공식 논의한 적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같은 회의의 모두발언에서 당대표·원내대표 등은 모병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공식 논의는 한 바 없고, 당분간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도 없다" "오늘도 개인적 의견들이 피력된 수준"이라면서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모병제 관련한 당 차원에서의 의견 수렴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도 이 원내대표는 "그렇게 한 적이 없고, 당분간 그럴 계획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론 떠보기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란 지적에 "정치인들이 각자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를 여론 떠보기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7일 민주연구원은 '정책브리핑(5호)'에서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이용민 연구위원). 이 보고서는 '연구자의 의견이며, 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전제로 "인구 절벽과 군 징집인권 부족, 징병제를 유지하고 싶어도 유지할 수 없는 현실, 모병제로의 전환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단계적 모병제 전환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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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문화) 편집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제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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