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고객 기준 낮춰 2030 명품族 모시기

입력
기사원문
김기정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럭셔리 확대하는 백화점

신세계百 엔트리 등급 신설
年400만원 구매때 자격부여

빅3 전체 매출 6% 감소할때
해외 명품 판매는 15% 증가


◆ 불황기 소비의 두얼굴 ◆

경기 불황 속에서도 명품 업체 매출이 계속 큰 폭의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충성고객들 씀씀이가 여전한 이유도 있지만 생필품을 아끼고 돈을 모아 명품을 구입하는 소위 '편백족' 역할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과 명품 업체도 이들을 겨냥한 전략 마련에 부산하다.

다음주 창립 40주년을 맞는 롯데백화점의 명동 본점은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에 돌입한다. 키워드는 '명품 매장 확대'다. 백화점 얼굴인 1층에 기존 화장품 매장을 밀어내고 명품 매장을 넣는다. 2층과 5층도 각각 여성·남성 명품 매장으로 꾸민다. 유통업 불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매월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9월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지만 해외 명품 판매는 14.7% 늘었다. 대형마트(9.6% 감소), 대형슈퍼(7.1% 감소)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명품 매출의 신장세는 경이로울 정도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사드 사태가 발생한 2017년을 제외하고 명품이 매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명품 매출이 신장한 가장 큰 원인으로 20·30대 '영 럭셔리' 제품 소비를 꼽는다. 스트리트 명품이라 불리는 발렌시아가, 오프화이트, 골든구스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1층에 '더 스테이지'라는 이름의 럭셔리 브랜드 팝업 공간을 따로 마련해 명품 브랜드들의 '쇼룸'처럼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단순히 판매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여러 고객에게 상품을 노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감한 상품 구성과 인테리어 등으로 브랜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신상품을 소개하는 공간인 것이다. 특히 명품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높은 2030세대를 공략해 신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또 영고객을 잡기 위한 VIP 등급을 마련하는 등 '영 럭셔리'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7년부터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구매력은 약하지만 미래에 VIP 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연간 400만원 구매 시 VIP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신세계백화점의 VIP 전략은 2년 차가 된 지난해부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레드 등급 고객 수가 연간 79% 늘어났고 이 중 2030 고객 비중이 66%에 달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에르메스'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우선 연말 오픈을 목표로 압구정 본점 '에르메스' 매장을 리뉴얼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8개 '에르메스' 매장 중 최초의 복층 형태로, 기존 대비 영업 면적을 2배 이상 늘려 압구정 본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읽을거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