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700원김밥 먹고, 백화점선 100만원 운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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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두얼굴 소비 `편백족`

◆ 불황기 소비의 두얼굴 ◆

대학생 김 모씨(23)는 이른바 편의점과 백화점을 오가는 '편백족'이다. 편의점에서 700원짜리 '햄·참치·마요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8000원짜리 설렁탕 한 그릇에도 돈을 아낀다. 다른 생필품도 가격비교 앱을 동원해 가장 싼 제품을 꼭 필요한 때만 구매한다. '짠돌이' 같지만 한순간 태도가 돌변한다. 백화점에서는 한 켤레에 100만원이 넘는 '오프화이트' 운동화를 지르는 여지없는 명품족이다. 김씨처럼 불황 속에서 생필품 소비를 극도로 줄이면서도 명품 등 개인적으로 가치를 두는 제품엔 과감히 돈을 지불하는 편백족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들에게 주목하며 불황을 돌파할 기회로 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화점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명품 매장을 확대하고 VIP 고객 진입 기준도 낮추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선 '최저가' '파격 할인' 등을 앞세워 가성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초저가도 아니고 명품도 아닌 어정쩡한 물건들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1~10월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6% 늘었다. 그중 20대 소비자의 명품 매출이 같은 기간 84.4%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20·30대 명품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레드' 등급 VIP 소비가 전체 백화점 매출 중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 신장을 이끄는 것은 발렌시아가, 구찌, 오프화이트 등 이른바 '영 럭셔리' 브랜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영 럭셔리 브랜드 신발·의류 등은 100만원대가 넘는다"며 "명품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실물을 실제로 보고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20·30대는 5만원 미만 청바지를 파는 SPA 브랜드로 기본 아이템을 사고 전체 패션 스타일 중 한두 가지 명품으로 포인트를 주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기본 옷은 싼 걸 사도 가방이나 신발 등 하나는 명품을 걸치고 싶어 하는 소비심리 때문이다.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기에 이것저것 포기해야 하는 'N포세대'지만 자신만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추구하는 '소비의 두 얼굴'이다.

[김기정 기자 /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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