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후기만 넘쳐 불만앱 만들어” 스타트업의 발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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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닛픽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스타트업 대부분은 기존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사업을 출발한다. 

김준영 닛픽 대표는 포털 블로그에 긍정적인 후기밖에 없음에 불만을 느끼고 자체 후기 앱을 만들어 각종 불편함을 모으고 다닌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대학 동문에게 부동산중개료 없이 방을 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24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테헤란로 커피클럽(111회차)을 열고 닛픽·집토스 두 업체의 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했다.

◆닛픽 “불편함을 판매한다”=닛픽의 초기 모델은 노량진 음식점의 맛없는 후기를 올리는 앱이었다. 백반집의 경우 매일 메뉴가 달라 먼저 간 사람이 그날그날 음식 상태, 아르바이트생 태도, 위생 상태 등을 올렸다. 이후 한 음식점주가 후기에 관해 묻고 개선하는 데서 사업 아이템을 착안했다.

김준영 대표<사진>는 “데이터산업 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은 14조원 규모로, 연평균 7% 성장하고 있다”며 “그중에서 데이터베이스(DB) 판매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편을 느낀 경우의 6%만 직접 표현한다. 나머지 32%는 지인에게 입소문을 내고, 64%는 침묵한다”며 “닛픽에는 보이지 않는, 일상 속 사소하지만 다양한 불편이 모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닛픽은 파이선(Python)과 알(R)을 활용해 불만후기를 정형화(텍스트마이닝)한다. 지역별, 기업별, 정부부처 등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DB화해 업체에 데이터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이용자에게 100원가량의 보상으로 후기를 받아 기업에 1000~15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스스로는 봉이 김선달 같다고 생각했으나, 업체들은 100개의 의견을 50만원에 판매해도 저렴한 편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닛픽은 운영한 지 10개월 만에 다운로드 5만여건, 불만글 43만건 수집을 기록했다. 현재 불만글은 월평균 7만건이 올라온다. 평균 6만건인 한국소비자보다 더 높은 것이다.

이달 닛픽은 업체가 원하는 데이터를 검색해 구매할 수 있도록 데이터 스토어를 열었다. 김 대표는 “소비자대상(B2C) 기업, 컨설팅 업체, 마케팅 업체 등에서 수요가 높다”며 “벌써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토스 “플랫폼보다 방대한 정보로 승부”=집토스는 이용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집주인에게만 수수료를 청구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


이재윤 대표<사진>는 “대학 내 벤처 수업에서 사업이 시작됐다”며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자취방을 구해주겠다’고 대학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화제 돼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집토스는 기업형 부동산을 목표로 한다. 중국의 기업형 부동산 리엔지아는 전국 8000개 지점을 두고, 소속 공인중개사 20만명이 넘는다. 국내에선 아직 대규모 기업형 부동산을 찾기 힘들다. 

이 대표는 “한국에는 아파트가 많이 발달해 이를 통해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양 중심 시장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며 “반면 수익이 적어 보이는 원룸 중개는 건물주 중심으로 운영돼 수월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궤도를 올리기 비교적 쉬운 원룸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맞춘 후 상가, 빌딩 등 거대 매물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13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직방과 유사한 접근이다. 직방 또한 초기엔 오피스텔과 원룸 등을 타깃으로 시작해 시장 점유율을 높은 뒤 아파트, 신축분양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 대표는 기존 부동산 중개 플랫폼과의 차이에 대해 “기존 플랫폼에는 광고 목적으로 등록하기 때문에 중개사가 광고비 부담으로 보유한 모든 매물을 올리지는 않는다”며 “집토스는 광고비를 받지 않고 직접 건물주 연락망을 확보해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 전역으로 지역을 확대하고 매물 확보가 완료돼야 플랫폼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며 “아직은 준비단계에 가깝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내 9곳의 집토스 직영 부동산이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목표는 14곳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라며 “부동산 한 곳이 반경 2km까지 담당할 수 있어 20곳이면 서울 전역의 매물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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