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이유: 무력 진압, 애매한 표현, 반중정서

지난 수 주동안,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이어졌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지난 수 주동안,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이어졌다

올해 3월 말부터 진행된 홍콩 시위가 날이 갈수록 오히려 격해지고 있다.

13일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며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 등도 늘고 있다.

홍콩 시위는 어째서 계속되는 것일까?

범죄인 인도 법안은 '죽었지만' 반중정서는 여전

홍콩시위대가 지난 7일 검은 옷을 입고 송환법 반대 행진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홍콩시위대가 지난 7일 검은 옷을 입고 송환법 반대 행진를 하고 있다

시위는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로 범죄인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송환법안이 홍콩의 자유를 훼손하고 민주주의 운동가들을 대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은 결국 범죄인 송환 법안이 '죽었다'고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고 오히려 다른 갈등으로 옮겨붙었다.

송환법 반대를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반중국 성향으로 확대되며 시위대가 중국 본토의 모든 간섭을 부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시위대는 현재 법안뿐만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고 있다.

애매한 표현

애매한 표현 또한 갈등 심화의 원인이 됐다.

홍콩 최고 통치권자인 캐리 람 장관은 범죄인 인도 법안이 '죽었다'며 관련 법안 추진을 '완전히 실패'라고 표현했지만, 법안이 완전히 폐기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위를 이끌어 온 네이선 로는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람 장관은 송환법이 공식적으로 철회됐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법안 철회가 홍콩 시민들이 요청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캐리 람 장관은 "정부가 법안을 재추진한다는 의구심이 시민들에게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캐리 람 장관은 "정부가 법안을 재추진한다는 의구심이 시민들에게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시위대, '송환법 종결하라'

우산 혁명 학생 리더로 잘 알려진 조슈아 웡은 람 장관을 "상습적인 거짓말쟁이"라 부르며 "그가 대중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입법 절차에 따라 홍콩 정부는 내년 7월까지 이 법안을 자유롭게 재가동할 여지가 있다"면서 "향후 12개월 동안 그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람 장관은 이 법안이 현재 입법 임기가 끝나는 2020년에 소멸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조슈아 웡은 "물론 입법 절차가 중단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보단 낫지만, 그 법안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시위는 계속될 것이며, 말장난 대신 법안을 종결시킬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리더로 알려진 조슈아 웡은 캐리 람 행정 장관이 '말 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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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학생 리더로 알려진 조슈아 웡은 캐리 람 행정 장관이 '말 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적 요구

시위 활동가들은 이 외에도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민주적 요구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번 홍콩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인 '민권전선'은 법안 완전 철폐, 구금 조치된 시위대 기소 취하 등을 비롯해 5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경찰의 강경 진압 관련해서도 사법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네이선 로는 "법안 철회가 주요 요구 중 하나다. 이를 비롯해 경찰의 잔혹성에 대해서도 독립 수사 기관의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시위 참여자 색출도 중단하길 요청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 대해 캐리 람은 신속히 반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말로 정부가 갈등을 수습하고자 한다면, 시위대의 5대 요구에 모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슈아 웡은 "장기적으로는 자유선거와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7일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 수천 명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에서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