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 비무장 시위자에 실탄 발사…SNS 생중계 중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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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12. 오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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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홍콩 경찰이 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경찰과 가면 쓴 시위대의 대치 현장이 페이스북에 생중계된 가운데 시위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으며, 1명은 위독한 상태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시위자가 속출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 2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으며, 1명은 위독한 상태이다. 홍콩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첫 희생자 추모 시위 현장서 발생

검거 과정서 가슴 겨냥 조준 사격

다른 시위자 1명에게도 2발 발사

총격 현장 페이스북 통해 생중계

시위대 경찰 실탄 피격 세 번째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전 7시 20분께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 첫 희생자’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는 시위가 열렸다.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된 시위 영상을 보면 이날 시위 현장에서 한 교통경찰이 도로 위에서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다. 이후 총에 맞은 시위자는 도로 위에 쓰러졌으며, 이 경찰이 쓰러진 시위자 위에서 그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 이 경찰은 다가오는 다른 시위자를 향해 실탄 2발을 더 발사해 모두 3발의 실탄을 발사했다. 다른 시위자도 총에 맞고 쓰러져 경찰에 제압당했다.

실탄에 맞은 시위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병원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1명이 위중한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생명이 위중한 시위자는 21살 남성으로, 오른쪽 신장과 간 부근에 총알이 박힌 상태이다. 총상으로 문정맥(門靜脈)이 파열돼 병원은 긴급 수술을 했으나, 총알을 적출하지는 못했다. 수술 때 피격자의 심정지가 일어나 심폐소생술을 받기도 했다. 다른 1명의 피격자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무엇보다 이날 시위자 피격은 홍콩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유는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과 4일 시위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으나, 당시에는 시위자가 각목 등을 휘두르거나 다수의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상황이어서 ‘정당방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총격은 시위자가 흉기를 휘두르거나 경찰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충격을 던져준다. 더구나 총격한 경찰은 다가오는 시위자의 팔이나 다리가 아닌 가슴을 향해 정면으로 실탄을 쏘기까지 했다.

이날 피격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살인자”라고 외쳤으며, 경찰들은 최루탄, 최루 스프레이를 쏘며 해산에 나섰다. 시위 참가자의 피격에 분노한 시위대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사이완호를 비롯해 정관오, 사틴, 훙함, 웡타이신, 몽콕 등 홍콩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숨진 차우 씨가 다니던 홍콩과기대와 홍콩대, 홍콩 중문대 등 이날 홍콩 내 주요 대학은 수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 대학 내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로 인해 홍콩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홍콩 곳곳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 명의 경찰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콰이퐁 지역에서는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마구 돌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

홍콩 경찰의 이러한 강경 진압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중국의 대(對)홍콩 강경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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