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카톡방: '집단 성폭행' 혐의자들...전자발찌 차게 될까?

BBC 코리아가 실제 카톡방 대화를 입수한 뒤 재구성한 이미지
사진 설명, BBC 코리아가 실제 카톡방 대화를 입수한 뒤 재구성한 이미지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잘 알려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검찰은 집단 성폭행 혐의로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구형했다.

소녀시대 유리 친오빠인 권 모씨에게는 가장 무거운 10년 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요청했다. 정씨와 최씨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함께 구형받았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죄질과 더불어 피해자들과 합의가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구형했다"고 밝혔다.

특수준강간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이들은 지난 2016년 강원 홍천과 대구에서 여성을 술에 취하게 한 뒤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최씨와 정씨 등이 있는 카톡방에 유포된 파일을 통해 자신이 이들에게 성폭행당한 정황을 뒤늦게 확인하고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5년 말부터 수개월 동안 자신들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들과의 부적절한 영상을 수차례 공유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영상이 유포된 피해자만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5월 7일 최종훈 등 3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5월 9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정준영은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지난 3월 구속 수감됐다.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는 가수 최종훈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 5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는 가수 최종훈

한편, 앞서 이들은 모두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성폭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준영 측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강간에 대한 모의가 없었을뿐더러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라고 했고, 최종훈 측은 "성관계를 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권모씨 측 피고인 역시 "피해자와 술을 마신 이후 피해자가 항거 불능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일어났다고 볼 수 없기에 강간미수를 인정할 수 없다"도 했다.

이들은 발단이 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을 사설업체가 불법으로 수집했기 때문에 법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불법 영상 동영상을 돌려보는 정준영 카톡방
사진 설명, 불법 영상 동영상을 돌려보는 정준영 카톡방. BBC 코리아가 실제 카톡방 대화를 입수한 뒤 재구성했다.

최대 10년 형 구형...전자발찌 차게 될까

검찰은 정 씨를 비롯한 모두에게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성범죄자 알림e' 신상정보 고지, 10년간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중형을 구형한 이유로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죄질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 착용 여부는 아직 정해지는 않았다.

검사는 통상 성폭력으로 징역을 산 사람이 성폭력 범죄를 다시 저지르거나, 성폭력 범죄를 2회 이상 저질렀거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질렀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법원에 청구한다.

권 씨 형량, 가장 높았던 이유

소녀시대 유리의 친 오빠 권 씨의 형량이 가장 무거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은 점이 가중 처벌의 원인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앞서 권 씨는 2006년 12월 지인들에게 대마초 거래를 알선하고 대마초를 3차례 피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권씨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SNS에 반박 댓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캡션) 마약

사진 출처, Getty Images

'후회'되지만 '억울'하다는 심경 밝혀

검찰의 구형 내용을 바탕으로 재판부가 최종 형량을 결정하는 선고 공판은 오는 2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정준영은 최후진술에서 "한 번이라도 상대를 배려했다면 상처를 드리지 않았을 텐데, 저의 어리석음이 너무 후회된다"며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만, 도덕적으로, 카톡을 통해 수치심을 드리고 기분 나쁘게 한 점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종훈은 "어린 나이에 인기를 끌었지만 겸손하게 살지 못했고, 부도덕한 행동을 이제 와 사과드리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특수준강간이라는 죄명은 너무 무겁고 억울하다"고 했다.

권씨는 "약혼자와 가족, 공인의 신분으로 평생 살아야 하는 동생에게 죄를 나누게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점을 평생 마음에 각인하며 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