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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축구·TV프로·SNS … 베트남 입소문 마케팅 3대 창구

입력 : 
2019-04-12 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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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베트남 방송사 손잡고
음악오디션 프로·축구 예능 지원
`착한` 기업 이미지로 친근하게

인구 절반 이상 인터넷 사용 가능
SNS 통한 브랜드 알리기 주효
쿠쿠전자 압력밥솥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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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의 눈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에서는 대중문화, 패션, 음악 등 K컬처를 넘어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의 K리더십까지 화제가 되며 한·베트남 간 심리적 거리도 한층 가까워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베트남 내수시장을 공략해보고자 하는 국내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베트남은 같은 동남아시아권인 인도네시아나 필리핀보다 인구수는 적지만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8%에 달하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이어 인터넷 보급률이 50% 이상인 역동적 성장국가다. 그동안은 인건비가 저렴한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렀지만 인구수가 1억명에 가까워지면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시에는 국가별 특성과 문화를 이해하고, 특히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모바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외 광고) 등 소비자 대면채널이 다양화되며 TV매체 광고 시장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한국에 비해 베트남은 여전히 TV매체 영향력이 크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유교 영향권이라는 문화적 동질성이 있기 때문에 함께 역경을 극복하는 공동체 정신, 친구·가족 간의 정(情)을 기반으로 한 감동적인 스토리에 열광한다. 오디션 열풍을 일으켰던 경연 형식 예능 프로그램은 베트남에서 아직 인기다.

롯데그룹에서는 베트남 전국 지상파 방송사인 HTV7과 함께 가수와 일반인이 팀을 이뤄 경쟁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 '롯데 듀엣송 페스티벌'을 두 번에 걸쳐 진행해 베트남 현지에서 15%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아직 기업의 협찬이나 간접광고(PPL)에 대한 방송심의 규정이 한국보다 엄격하지 않다.

기업 홍보 차원에서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콘텐츠 구성, PPL 등에 기업 이미지를 녹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 반열에 오른 기성 가수와 일반인이 듀엣으로 무대에 올라 호흡을 맞추는 과정 외에도 기업 후원으로 매주 낙후된 학교 교실을 보수하거나 선풍기 설치, 컴퓨터 교체, 고아원 지원 등 교육 인프라를 지원해주는 사회공헌 콘텐츠를 함께 노출시켜 베트남 현지에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베트남의 뜨거운 축구 열기를 감안해 2011년부터 롯데그룹이 베트남 국영방송사 VTV3와 공동으로 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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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영방송 VTV3와 롯데그룹이 제작한 유소년 축구 예능 프로그램 '롯데 까우투니' 장면. [사진 제공 = 대홍기획]
TV 예능 프로그램 '롯데 까우투니(LOTTE Cau Thu Nhi·어린 축구선수)'는 지난해 시즌 8회까지 진행되며 인기를 얻었다. 베트남 전국에서 선발된 9~12세 유소년을 대상으로 합숙훈련, 축구경기, 해외 방문 등을 통해 축구선수로 성장해 나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난 시즌 평균 10.1%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베트남 장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국가대표팀이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AFF 스즈키컵'에서 우승하며 8년 전부터 유소년 축구를 지원해온 이 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스타가 학교에 깜짝 방문해 각종 미션을 함께 달성하는 '롯데 스쿨어택 바이럴 영상' 프로그램은 현재 베트남 온라인 채널에서 조회수를 1600만회 이상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호찌민 지역에서 7~12세 취약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소년 축구클럽 '롯데 키즈 FC(LOTTE KIDS FC)'도 출범했다. 유소년 선수 총 72명이 메이저대회 출전을 목표로 활동하는 동시에 베트남 축구 꿈나무 친구들의 숨은 잠재력을 한국 기업이 나서서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함께 성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에서는 기업 홍보 차원에서 TV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동시에 오프라인에서 통합된 마케팅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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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밥솥 마케팅을 위해 베트남 파워 인플루언서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한 쿠쿠전자. [사진 제공 = 대홍기획]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때는 비용 효율성을 고려한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구독자 수십만 명을 보유한 'SNS 유명인')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과 같은 대형 연예기획사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동남아에서는 매년 20% 이상 높은 성장세에 있는 디지털미디어 시장과 함께 디지털 마케팅이 인플루언서 주도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통·소비재 산업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베트남 디지털 매체 영향력이 점점 확산돼 베트남에서 유저 30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인 페이스북·유튜브를 활용하고, 스포츠·뷰티·육아·여행·음악 등 타깃 카테고리별 영향력이 높은 인플루언서를 선택해 브랜드 방향성에 맞춰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례로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쿠쿠전자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베트남 식문화와 1~2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전기밥솥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압력밥솥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현지 파워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신제품 소개, 전기밥솥 활용 레시피 등 바이럴 콘텐츠를 만들어 폴로어 1200만명 이상에게 노출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포스트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게다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사업장과 생산공장이 다수 진출해 있어 우리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높은 편이다. 이처럼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분위기에서 철저한 현지문화, 특성, 소비자, 시장 환경에 대한 조사와 이해도 높은 마케팅 활동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성공을 기대해 본다.

[이원석 대홍기획 글로벌솔루션팀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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