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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의 싱크탱크나 관료들을 만나면 우리의 대북 정책과 핵 문제 정책이 북한에 개혁과 개방, 한반도 번영, 동북아 번영을 가져온다는 것에 관심이 별로 없다”며 “이 정책이 미국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말해줘야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중심적으로 보니까 (미국에서)‘대북 유화정책’이라는 분석과 판단이 나온다”며 “우리의 대북정책과 남북경협이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이익이 되는지, ‘아메리카 퍼스트’를 지향하는 정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논리를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자세를 대사관 직원들에게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50억달러를 요구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내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2년 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매년 합해서 몇 년 사이에 달라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없는 것 같다”며 “현재까지 이해하기로는 그러한 숫자의 정의가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분담금) 규모를 놓고 설왕설래가 되고 있는데 협상이 시작 단계”라며 “미국 측이 얘기하는 숫자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협상)해야 될지는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이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큰 숫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하면서 미국의 진의를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사는 특히 “(미국이 얘기하는) 숫자에 크게 매달리고 연연해하며 헉헉댈 일은 아니지 않은가 싶다. 그 숫자가 관철되리라고 아무도 믿지 않지 않느냐”면서 “다방면으로 잘 협상하면 국민이 크게 실망하지 않는 숫자를 도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논리를 갖고 해나가면 예상할 수 없는 숫자로 합의되는 상황은 오지 않게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아울러 “증액이 불가피한 것은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대선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현실과) 너무 떨어져 있는 숫자에 미국 실무자들이 합의해줄까요”라고 반문하면서도 “지금 나온 숫자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숫자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그 숫자에 매달릴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 대사는 미국 측이 준비태세, 전략자산 비용 등을 특정해 요청했는지 여부에 대해 “아직은 너무 빠르다.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고, 항목별로 협의하는 단계에는 안 들어갔다”면서 “항목별로 브레이크다운(세분화) 돼서 뭐에 몇억, 뭐에 몇억 이런 식으로 수치가 내려온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 전망과 관련해 “협상 당사자들끼리는 결렬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미국 측에 요구한 12월 말 이전에 한번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 대사는 31일 북·미협상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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