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지금 나온 방위비 숫자도 어마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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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31.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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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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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요청하는 액수 의미, 나도 모르겠어”
美, 항목별 수치 아직 통보하지 않은 듯
“국민이 실망하지 않는 숫자 도출해낼 것”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을 가하는 것과 관련해 “지금은 협상 시작 단계”라며 “(미국이 얘기하는) 숫자에 크게 연연해하며 헉헉댈 일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 의회도 설득하고 다방면으로 협상을 잘 하면 국민들이 크게 실망하지 않는 (분담금) 숫자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사는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이) 굉장히 큰 숫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하면서 미국의 진의를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며 “항목별로 브레이크다운(세분화) 돼서 ‘여기에 몇 억’ 이런 식으로 수치가 내려온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협상)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고, 항목별로 협의를 하는 단계에는 안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또 “규모가 굉장히 커지면 부담해야 하는 분야가 넓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도 개정해야 하는 등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청하는 액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며 “내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2년 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매년 합해서 몇 년 사이에 달라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또 “방위비 증액이 불가피한 것은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대선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현실과) 너무 떨어져 있는 숫자에 미국 실무자들이 합의해줄까요”라고 반문한 뒤 “지금 나온 숫자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숫자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그 숫자에 매달릴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사는 또 “방위비 증액이 불가피한 것은 인정해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대선도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현실과) 너무 떨어져 있는 숫자에 미국 실무자들이 합의해줄까요”라고 반문한 뒤 “지금 나온 숫자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숫자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그 숫자에 매달릴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사는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관련해 “제가 이해하기로는 미국도 남북경협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를 하는 건 없고,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제재 하에서 두 사업을 진행하는 건 아직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북한이 철거를 요구한 이 시점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하느냐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효력 종료가 11월 22일로 다가온 것과 관련해 “우리도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일본도 그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니겠다 싶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은 안 만날 것 같다가도 두세 달 후에 만나기도 한다”면서 “시기는 모르겠지만 (북·미가)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 대사는 31일 북·미 협상 미국 측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이 대사는 “비건 특별대표가 부장관이 돼도 대북 특별대표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국무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 또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 대사는 “미국이 외국 (신임 대사에 대한) 제정을 1·3·7·9월 네 번하는데, 9월이 그 해의 마지막”이라며 “내년 1월 (나에 대한) 신임장이 제정될 것 같은데, 그 때까지는 활동에 제약이 있는 ‘반쪽짜리 대사’”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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