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 "금강산 관광재개, 북한이 남측시설 철거 요구하는 이 시점엔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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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31. 오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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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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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30일(현지시간)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측이 만든 금강산 시설의)철거를 요구하는 이 시점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의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철거 문제를 협의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지금은)우리 정부가 국민과 기업의 재산권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역점을 두고 검토하고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미국이 남북경협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매우 엄한 제재 조치가 시행중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진행하는건 적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우리 정부도 과거 (언론 등에서)인식된 것처럼 막무가내로 금강산 관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 전망과 관련해선 “(지난 5일 스톡홀름 협상에 대해)협상 당사자들끼리는 결렬이라고 평가하는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다”며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미국 측에 요구한 12월말 전에 미·북이 한 번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측의 요구와 관련해선 “항목별로 브레이크 다운(세분화)해서 ‘뭐에 몇억, 뭐에 몇억’ 이런 식으로 수치가 내려온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직 항목별로 협의를 하는 단계에는 안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국은 올해 기준으로 미국에 약 10억달러 가량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는데, 미국은 분담금을 50억달러(약 6조원)로 증액하자고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 대사는 미국이 요구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선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요청하는 액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며 “내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2년 후에 그만큼 달라는 것인지, 매년 합해서 몇 년 사이에 달라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정의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현재 거론되는)숫자에 매달려 헉헉댈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효력 종료가 11월 하순으로 다가온 것과 관련해선 “우리는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까 싶다”며 “일본도 그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31일 미·북협상 실무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그는 비건 특별대표의 국무부 부장관 승진설에 대해선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싶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부장관이 돼도 대북 특별대표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부임한 이 대사는 이날 국무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으며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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