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달 14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의 죽음을 조명했다.
1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故설리를 죽음으로 내 몬 원인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는 생전 그에게 악성 댓글을 달았던 누리꾼들도 등장했다.
설리의 죽음 이후 유튜브에 "저는 설리의 남자친구입니다"라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올려 비판을 받았던 개인 방송업자 B씨를 만나기도 했다.
B씨는 제작진에게 "설리를 비방하거나 모욕할 목적은 없었다. 사실 추모 목적이었고, 남들보다 좀 다르게 해볼까 생각한 게 있었다"며 "그렇게 논란이 커질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악플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게 있다"며 "솔직히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 갖고 상처받고 이러는거 아니라고 본다. 제 기준에서는 연예인으로서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이 '설리의 사망에 악플이 영향을 안 미쳤을 거라고 보느냐'고 묻자 그는 "설리가 악플 때문에 죽었다고 말을 하지는 않지 않았느냐. 악플 때문에 징징댈거면 연예인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작진이 만난 악플러들은 직장인, 학생, 연구원, 헤어 디자이너, 주부까지 다양했다.
한 악플러는 '예전에 설리씨 SNS에 댓글 단 거 기억하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게 10주 전이라고 하면 죄송하다 하겠지만, 100주도 훨씬 넘을 걸 말씀하시면 제 입장에선 어떨까"라고 반문했다.
이 악플러는 설리의 특정 신체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성 댓글을 달았다.
그는 "안 그래도 예쁜데 왜 굳이 이렇게 행동을 해서 너의 예쁜 모습을 없애냐(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설리씨 SNS 공간에 굳이 이런 얘기를 왜 하느냐'고 묻자 "설리씨 팬이냐? 제가 그쪽한테 댓글을 단게 아니잖나"고 말했다.
또 다른 성희롱성 댓글을 단 악플러는 "저는 그냥 장난이었다. 설리가 여자지만 웬만한 남자 멘탈을 이기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런 댓글을 달아도 설리는 아무 신경을 안 쓸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악플은 '죽어라' 같은 것이다. 절대 저는 성희롱성 발언으로 힘들어했을 거란 생각을 안 한다"면서 "연예인은 관심과 사랑만 받는게 아니고 악플도 받고 견뎌야 한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좋은 차, 좋은 옷 등을 누리며 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관종'이라는 댓글을 단 직장인은 "설리한테 제가 죽으라고 한 적도 없고 저는 관심도 없다"며 "멘탈이 약한데 연예인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악플러들은 "뭐 때문에 쓴건지 모르겠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와 같은 반응을 공통적으로 보였다.
설리의 지인 조이솝씨는 "진리가 은근히 댓글을 읽었다. 적은 양도 아니었고 한 두번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유족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방송 출연으로 또 다시 상처를 입게 될까 우려된다며 거절하면서도 "그동안 설리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소문에 시달려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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