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냉동 컨테이너 시신 39구' 영하 25℃에서 10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

입력
수정2019.10.25. 오후 5:05
기사원문
곽상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지난 23일 영국의 냉동 컨테이너에서 숨진채 발견된 시신 39구의 신원이 중국인들로 확인된 가운데, 이들이 10시간 넘게 갇혀 있었을 거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에식스 경찰은 피해자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39명 중 남성이 31명, 여성이 8명으로 확인됐지만, 개개인의 신원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국 출신' 밀입국자 39명은 어두운 냉동 컨테이너에서 9시간 넘게 공포와 추위에 떨다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들이 발견된 냉동 컨테이너(트레일러)는 현지 시각으로 이달 22일 오후 2시 49분 벨기에 제브뤼헤항에 도착한 것으로 폐쇄회로(CC)TV에 찍혔습니다.

디르 드 포 제브뤼헤항만청 회장은 컨테이너가 항구 후문에 도착했을 당시 봉인이 된 상태였던 점으로 미뤄 밀입국자들이 항구에 도착하기 전 이미 컨테이너에 숨어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취재진에 말했습니다.

항구 당국은 일반적으로 봉인이 훼손된 화물은 페리에 싣지 못하게 합니다.

이후 제브뤼헤항구를 출발한 컨테이너는 이튿날 0시 30분에 영국 남서부 퍼플리트 페리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35분 후인 23일 오전 1시5분, 북아일랜드 아마 출신의 운전기사가 모는 스캐니아 트럭이 페리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수령했습니다.

로빈슨은 페리터미널 1시 10분 근처 산업단지에 정차한 후 컨테이너를 열고서야 39명이 모두 숨진 것을 인지하고 구급당국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1시 40분쯤 구급당국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브뤼헤항만당국에 따르면 냉동 컨테이너의 내부는 밀봉된 상태에서 영하 25℃ 극저온을 유지합니다.

제브뤼헤항만당국의 봉인 점검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밀입국자들은 -25℃의 냉통 컨테이너 안에서 최소 10시간 넘게 갇혀 있었던 셈입니다.

영국 언론들은 '브리티시 드림'의 꿈을 안고 컨테이너에 몸을 실었던 이주민 39명이 스스로 영국 땅을 밟지도 못한 채 냉동 컨테이너에서 동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2000년 도버에서 중국인 58명이 숨진 사건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았습니다.

당시 수사 결과 숨진 이들은 유럽 범죄조직과 연계된 밀입국조직 '스네이크헤드'가 1인당 2만파운드를 받고 중국인 일행을 베이징에서부터 네덜란드로 이동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곽상은 기자(2bwithu@sbs.co.kr)

▶ [SBS D포럼] 10.31 DDP : 참가신청 바로가기
▶ [인-잇] 사람과 생각을 잇다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곽상은 기자는 2002년~2004년 SBS 메인뉴스인 '8뉴스'의 앵커를 맡았고 현장에선 사회부, 문화부, 정치부, 국제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았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