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밀입국 시도자 39명, 냉동 컨테이너에 9시간 이상 갇혀 동사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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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25.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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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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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중국 출신' 밀입국 시도자 39명은 어두운 냉동 컨테이너에서 9시간 이상을 공포와 추위에 떨다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이 발견된 냉동 컨테이너(트레일러)는 중부 유럽 현지시각 지난 22일 오후 벨기에 제브뤼헤항(港)에 도착한 것으로 폐쇄회로(CC)TV에 찍혔습니다.

디르 드 포 제브뤼헤항만청 회장은 "컨테이너가 항구 후문에 도착했을 당시 봉인이 된 상태였던 점으로 미뤄, 밀입국자들이 항구에 도착하기 전 이미 컨테이너에 숨어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현지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항구 당국이 봉인이 훼손된 화물은 페리에 싣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제브뤼헤항구를 출발한 컨테이너는 영국 남서부 퍼플리트 페리터미널에 도착한 뒤, 북(北)아일랜드 아마 출신 운전기사 모 로빈슨이 컨테이너를 수령해 터미널 인근 산업단지에 정차해 문을 열 때까지 9시간 이상 봉인돼있었습니다.

로빈슨은 컨테이너를 열고서야 39명이 모두 숨진 것을 알고 구급당국에 신고했습니다.

숨진 중국인들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영국 매체들은 이들이 냉동 컨테이너에서 동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로빈슨이 시신 39구를 본 충격에 정신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로빈슨의 주소지 아마 카운티 남부에서 활동하는 아일랜드 밀수조직을 이번 밀입국 범죄 주체로 의심하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경찰은 살인 혐의로 체포된 로빈슨 외에 용의자 3명을 파악하고 이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2000년 도버에서 중국인 58명이 숨진 사건과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합니다. 당시 수사 결과, 유럽 전역의 범죄조직과 협력해 활동하는 밀입국조직 '스네이크헤드'가 1인당 2만파운드를 받고 중국인 일행을 베이징부터 동유럽을 거쳐 네덜란드로 이동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 언론은 "퍼플리트 페리터미널 같은 소규모 항만과 냉동 컨테이너가 밀입국 조직의 범죄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는데도 같은 참사가 또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로이터=연합뉴스]

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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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프로필

KBS 보도국 정치부·사회부·문화부·국제부 등 근무. 9시 뉴스 주말 앵커,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국방부·통일부·방통위 등 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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