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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초록은 동색?

유유상종, 초록은 동색, 흑인, 빨갱이, 살색,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등 색이 가지는 경계

입력 2019-03-05 14:47 | 신문게재 2019-03-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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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상종, 초록은 동색, 흑인, 빨갱이, 살색,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모든 데는 저마다의 색이 존재한다. 그 색은 눈에 보이는 색깔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념, 신념, 가치관, 생각, 사회적 통념이나 편견, 차별 등 관념적인 것들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개인적인 영역에서야 색과 결, 마음이 맞는 이들과만 어울린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 공익, 조직, 이념 등의 영역에서 색을 통일한다는 건 갈등과 단절로 이어진다. 그 ‘색’이라는 존재는 극과 극의 경계를 만드는가 하면 섞여 들며 또 다른 색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이해의 폭을 넓히며 균형을 유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주최의 ‘2018 이음 창작뮤지컬 제작지원사업 ‘스테이지 이음’은 장애공연예술 분야의 창작 뮤지컬 레퍼토리 개발에 장애·비장애 예술가의 협업 확대로 임했다. 극을 통해 일방적으로 배려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는 암묵적인 편견에 일침을 놓는가 하면 수화가 무대예술 요소로 활용되고 장애가 곧 매력 혹은 장점이 되는 인물도 등장한다. 장애인만이 주인공일 거라던 선입견은 보기 좋게 깨졌다.

그 색깔론이 가장 난무하는 곳이 정치계다. 그 정치의 색깔론은 정부 관련 문화단체장들을 낙점하는 데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를 이르러 코드인사라고도 하고 낙하산이라고도 일컫는다. 어떤 이들은 “순 빨갱이들만 모아놓는다”는 한탄을 쏟아내기도 했다.

색면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레드’에서 로스코는 자신의 조수 벤에게 ‘빨강’에 대해 묻는다. 석양의 레드, 피, 열정 등 저마다의 관념과 감정들을 담아 주고받는 로스코와 벤의 일갈과 언쟁은 꼭 그 색깔론을 닮았다. 하지만 빨강에도 샛빨강, 벌그죽죽, 발그레 등 미세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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