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

중국,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근대성을 깊이 있게 탐구한 저자의 논문 모음집. 보통 근대나 근대성은 세계사적인 '보편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구사회와 비서구사회의 근대경험이 같을 수는 없다. 저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중국이나 우리의 근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동아시아적 지역성의 논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보기에 동아시아 근대성의 핵심은 '근대문명이 국민국가에 흡인당한'데 있다. 근대가 서양제국주의의 침략과 함께 찾아왔기에 동아시아인들은 서구열강과 어깨를 겨눌, 강한 국민국가를 세우는 것을 근대성의 상징으로 이해했다고. 즉 국민국가가 근대적응을 위한 방편인 것을 넘어 근대가 오히려 국민국가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근대화의 가장 통속적인 슬로건은 '부강'이었으며, 20세기는 '국민의 역사'인 동시에 '국민강제의 역사'로 전개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아시아 근대 특유의 억압성이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추론하는 저자는 이후 3부에 걸쳐 '(한국과) 중국의 근대에서 동아시아의 의미탐구'라는 문제의식을 12편의 논문을 통해 풀어놓는다. 먼저 1부는 이 책의 중심 주제를 담은 '20세기형 동아시아문명과 국민국가를 넘어서', 쑨 원의 대아시아주의로부터 일본의 대동아공영론까지 아시아주의의 다양한 변주를 설명한 '중국에 '아시아'가 있는가', 다민족국가인 중국 민족문제의 복잡한 양상을 국민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살핀 '중국의 국민국가와 민족문제' 등의 논문을 실었다. 2부에서는 '한국에서의 중국현대사연구의 의미'와 19세기말부터 20세기 전반까지 한국인의 중국인식을 여러 국면에서 고찰한 논문 3편을 실었다. 마지막 3부 '다시 근대성을 묻는다'는 최근 중국의 동향, 예컨대 홍콩반환, 변화하는 중국의 대학, 중국의 인권문제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근대성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글들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