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국 사태 사과…윤석열 신뢰한다"

입력2019.11.19. 오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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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이념 문제로 다뤄져 각각 거리집회, 답답하다" [곽재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에 대해 유권자 앞에서 직접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검찰의 자체적 개혁을 이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자신의 신뢰를 공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밤 TV로 생중계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통해 "조 전 장관 문제는, 제가 그 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취지와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그것이 오히려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국민을 분열시키게 만든 것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조 전 장관 사퇴 직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었던 바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 앞이 아니라 유권자 앞에서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이랄까 절실함 같은 것이 다시 한 번 부각된 것이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검찰 개혁에 대해 쉽게 오지 않을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저는 적임자라 생각했지만 낙마하고 말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며 "그 동안 정치검찰 행태 때문에 정의가 많이 훼손돼 왔다"고 검찰을 비판하고는 "다음 한편으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될수록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 '민주적 통제'의 방편으로서의 공수처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현재 검찰의 잘못을 물을 만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공수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을 제어할 수 있는, 검찰의 비리를 추궁할 수 있는 장치로서 굉장히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우리 검찰만큼 많은 권한을 집중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관이 없다"거나 "검찰이 무소불위의 기구로 인식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개혁의 법·제도적 부분은 법무부가 하는 것이지만, 검찰의 조직 문화, 수사 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하는 것인데 저는 그 부분,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총장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법·제도적 개혁은 국회와 협력하며 법무부를 통해 강력히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일각에서 '야당을 탄압하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고위공직자의 거의 대부분은 정부·여당(소속) 아니냐. 우선 사리에 맞지 않고, 옛날에 한나라당 시절에 이회창 당시 총재가 1998년도에 이미 제기했었고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함께 공약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나 검찰개혁 문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라며 "이게 마치 이념의 문제처럼 다뤄지면서 거리에서 각각 집회를 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지적했다.

또 "야당 시절 주장했던 것을, 거꾸로 반대 입장이 되면 정파적인 반대로 나아가기 때문에 2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공수처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이라고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때도 시도됐고 법안도 발의됐지만 통과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이제 패스트트랙에 올라탔기 때문에 법안 처리 여부를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입법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지지해 주는 국민들의 힘이 중요하다"고 지지와 관심을 호소했다.

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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