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ick]비관론 무성…美中 '1단계 무역합의' 해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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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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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WSJ, 잇달아 무역협상 '비관론' 보도
관세 철회 놓고 충돌…홍콩 인권법 논란도 가세
트럼프, 이틀째 對中압박…다우, 한때 200P 하락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 비관론이 급속히 확산하는 조짐이다. 양국 간 협상이 종전 쟁점 사안들에 대한 ‘기 싸움’에 더해 홍콩 인권법을 둘러싼 충돌까지 겹치면서 점점 더 복잡한 상황으로 전개되기 시작했고, 결국 ‘교착 국면’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논리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계획했던 연내 ‘1단계 합의’가 ‘불발’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연일 고점을 높여가던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이다.

◇쟁점사안 여전히 이견…홍콩문제도 겹쳐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주변에 정통한 소식통과 양국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은 더 많은 대중(對中) 추가관세 철회를 촉구하는 반면, 미국 측은 합의서에 중국 측의 자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 적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양국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로이터의 관측이다. 로이터는 “1단계 합의가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며 “협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쟁점인 지식재산권 도용·기술이전 강요 등의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스몰딜’인 1단계 합의만을 위해 협상의 최대 지렛대인 관세 철회 카드를 중국 측에 덜컥 넘겨주는 데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부에서의 ‘비관론’은 일찌감치 제기된 바 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지난 18일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 철회를 꺼리면서 미·중 무역합의 가능성에 대한 베이징에서의 분위기는 비관적이라고 전한 바 있다. 협상에 정통한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도 현지시간 20일 트위터에 “양국이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 중국인은 거의 없다”며 “중국은 합의를 원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즉 연장된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라고 썼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했다. 역시나 중국의 관세 철회 요구, 미국의 농산물 구매 압박이 주요 요인이라는 게 WSJ의 전언이다. 그러면서 “연내 1단계 합의 타결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이 탈선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이른바 ‘홍콩인권법’ 논란도 태풍의 눈으로 확산될 수 있다. 전날(19일) 미 상원은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 중국 측은 “주권 침해”라며 홍콩 인권 법안을 통과시키자 중국 정부는 “주권 침해” “내정 간섭”(겅솽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트럼프 이틀째 對中압박…뉴욕증시 하락

일각에선 미 상무부가 미 기업들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는 라이선스(면허) 발급을 시작하면서 협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중국 측은 “상관없다”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리앙 후아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최근 CNBC방송에 “미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가 실제로 끼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없게 된 미 기업들이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째 대중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합의를 원하는 쪽은 중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합의를 하길 원하겠나”라고 자문한 뒤 “나는 현 상황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중국으로부터 관세수입을 받고 있는 만큼, 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얘기다. 전날(19일) 각료회의에선 “중국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관세를 더 높은 세율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증시는 크게 흔들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93포인트(0.40%) 떨어진 2만7821.0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200포인트 이상 빠지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72포인트(0.38%)와 43.93포인트(0.51%) 내린 3108.46과 8526.73에 장을 마감했다. TD증권의 JJ키넌 전략가는 “추가 관세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을 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기 (jek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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