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의 동네방네] 직원이 행복해하는 직장문화, 어떻게?

입력
수정2019.11.24. 오전 11:43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관악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준희 관악구청장 = 10년 전 미국 유통의 공룡기업 아마존닷컴이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기업인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Zappos)를 12억달러의 거금에 인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었다.

그 당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대표의 속내를 두고 여러 전문가들이 해석에 열을 올렸는데 '아마존닷컴이 기존의 틀을 깨고 한 차원 더 발전하기 위해 자포스의 사람중심 기업문화를 파격적 가격에 사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강소기업 자포스의 유일하고 독특한 기업문화는 철저하게 '사람이 먼저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전제 아래 형성된 사람(고객) 존중 문화였다. 제프 베조스는 그 문화를 아마존에 이식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자포스는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독창적인 제도와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었고, 그 결과가 탁월한 고객감동과 회사 성장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역시 자영업부터 기업, 공공분야까지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내걸지 않는 곳이 없다. 조직의 대표는 이를 위해 아침 회의 때마다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사장은 종업원들에게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라'고 하고, 구청장은 공무원들에게 '내가 구청장이라 생각하고 주민을 대하라'고 한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실제 주인이 아니고, 구청장이 아니므로 자발적 주인의식을 갖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포스가 남달랐던 것은 구체적인 제도와 보상, 솔선수범 하는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직장만족도를 끌어올림으로써 형성된 자발적 주인의식이 진심으로 사람을 존중하는 고객밀착 서비스로 이어졌던 것이다.

필자 주변에도 오랫동안 다니는 단골 가게들이 꽤 있다. 그 중 손님의 동태를 살피는 종업원들의 배려와 친절이 남다른 식당이 있다. 이 식당 종업원들은 대부분 장기 근무자라 이들을 만난 지 10년도 넘었는데 장사가 잘되는지 갈 때마다 손님들이 많다.

뒤로 들리는 얘기로는 이 식당 사장의 성품이 매우 인간적일 뿐만 아니라 4대보험, 특별수당 등 종업원들을 대하는 방식이 남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식당에 들러 밥을 먹는 날은 늘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 사장이 만들어내는 기업문화를 우리 구청에 도입할 방법이 없을지도 궁리한다.

왜냐하면 필자 역시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공무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주민을 존중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많이 고민했는데 결론은 공무원의 직장 행복도를 높이는 것이 정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직원이 행복해 하는 직장문화'를 일구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작은 것이라도 일단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권위적인 모습을 지양하고 평소대로의 편한 자세로, 맡은 업무와 직급의 고하를 떠나 누구나 평등하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뉴스로 접했던 자포스와 눈으로 보는 동네 식당의 기업문화를 늘 의식하면서 직원들과의 소소한 일상과 업무적 대화부터 공정한 성과보상, 인사지침 등 주요 제도에 이르기까지 이전과 다르게 개선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사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라 방법도 달라야 하고 한계도 있지만 구청문화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공공연하게 얻을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honey@news1.kr

▶ [ 크립토허브 ] ▶ [ 해피펫 ]

▶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1] 구독하기!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오피니언,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