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마켓下] 인스타쇼핑 '팬심', 오프라인 구매까지 '팔로우'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 '팔로우' 신제품 접하며 브랜드 팬층 부상
▽ 인스타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 속속 오픈
▽ "인스타 이용자, 광고 홍보 거부감 낮다"
소품브랜드 몰링부스는 6만6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인스타그램이 새로운 쇼핑채널로 폭풍 성장 중이다.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 피드를 흝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의 브랜드를 팔로우한다. 해당 브랜드의 팬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을 파는 브랜드도 소비자와 소통하며 아이돌처럼 '팬층'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도 열고 있다.

◆ 일상에서 '구매'하고 '구독'하는 소비자들

"그 옷이 예뻐서도 있지만 그 모델의 취향을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만큼 모델의 힘이 큰 것 같네요."

좋아하는 쇼핑몰 모델의 인스타그램을 자주 본다는 김희원씨(25)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옷을 구입하는 빈도가 늘었다.

김 씨는 "모델들이 인스타그램에 감각적인 사진을 올리면서도 인위적이지 않아서 좋다"며 "쇼핑몰은 너무 작정하고 멋있게 사진을 찍은 느낌이어서 내가 입을 때 어떨지 감이 안 올때가 있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입으면 이렇겠구나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모델이나 해당 브랜드 계정을 구독하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에서 입을 옷을 종종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매한다는 윤이나씨(27) 역시 쇼핑몰 모델들을 팔로우하고 있다. 올라오는 사진들을 구경하다 옷을 사는 경우가 많다.

윤 씨는 "쇼핑을 하지 않을 때라도 인스타 모델들을 팔로우하고 일상 사진이나 제품 소개 이미지들을 구경한다"며 "인스타 모델들이 다 예쁘고 올리는 사진들도 마음에 들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에는 그 옷을 입고 활동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나 영상들이 많이 올라와서 좋다"고 덧붙였다.
가방전문점 엔딜로즈는 인스타그램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모델뿐 아니라 브랜드 자체에 팬이 되는 소비자도 있다. 한 의류잡화 브랜드의 감성을 좋아한다는 신민정씨(29)는 해당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해두고 신제품 소식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올려주는 사진을 보고 소품을 어떻게 활용할 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이 빠르게 쇼핑채널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용자들이 광고나 홍보에 대한 거부감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이미지나 영상 등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관여도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개인적인 중요성이나 관심도의 수준을 뜻한다.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미디어 총괄 부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스타그램 이용자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접한 이후 구매 관련 행동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실제로도 광고·홍보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최신 트렌드(58%)나 신제품(51%), 프로모션(48%) 등 쇼핑 정보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의류브랜드 프로젝트인이 서울 강서구에 매장을 열었다. (사진 = 김민지 인턴기자)


◆인스타 이어 오프라인 매장 오픈…"더 많은 고객층 확보"

인스타그램이 쇼핑채널로 자리잡는 데에는 판매자와 고객과의 소통도 주효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까지 선보이는 브랜드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도형 형태를 살린 디자인 가방을 판매하는 브랜드 '앤딜로즈'는 지난 21일 강남구 양재동에 쇼룸(제품을 전시·진열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 앤딜로즈는 조현진 대표(34)와 최미진 대표(38)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온라인에서만 판매를 하다보니 실제로 제품을 착용해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어서 쇼룸을 열게 됐다"며 "당장 쇼룸으로 수익을 낼 수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앤딜로즈는 온라인 핸드메이드(수공예) 마켓 '아이디어스'에서 '라비앤로즈'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성장한 브랜드다. 쇼룸을 열기 전에도 팝업스토어(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오프라인 상점) 행사를 통해 SNS상 팬과 소통해왔다.

의류브랜드 '프로젝트인'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선 고객들이 실제로 어떻게 프로젝트인의 옷을 입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인은 '입을 수 있는 예술'을 모토로 한다. 유민정 대표(27)는 지난 3월 서울 강서구에 쇼룸을 열었다.

그는 "쇼룸 오픈 행사 마지막날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나기 위해 미국에서 가장 빠른 직항 비행기를 타고 온 분이 계셨을 정도"라며 "브랜드 감성에 공감하는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들 판매사의 설명이다. 아기드레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브랜드 '쁘띠벨'의 오인영 대표는 "요즘 고객들은 워낙 감각도 안목도 좋다"며 "결국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쁘띠벨' 인스타그램에선 아기들이 드레스를 입은 화보를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담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쁘띠벨 계정의 구독자이자 고객들이다.

'몰링부스'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6만6000명이 넘는 인기 소품 브랜드다. 몰링부스 인스타그램에선 귀여운 캐릭터들과 제품 활용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고객들의 반응도 활발하다. 몰링부스도 오프라인 마켓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을 만난다.

김지현 몰링부스 실장은 "얼굴도 모르는 우리를 매번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더 유쾌한 공간, 추억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고객 중심으로 한 가치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김민지 인턴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네이버에서 한국경제 뉴스를 받아보세요
한경닷컴 바로가기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