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헐리우드리포터와 버라이어티 등 해외 연예전문 매체들은 내년 2월 열리는 벌써부터 내년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의 예상 후보군을 점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작품상과 감독상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이 대거 등장한 점이다. 올해 2월 열렸던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가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등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내년 아카데미시상식 유력 후보군 가운데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과 노아 바움백의 ‘결혼이야기’,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두 교황’,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더 킹:헨리 5세’는 작품상과 감독상, 주·조연상 등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년 대비 후보군도 대폭 늘어난데다 영어권 영화들이 하반기에 대거 포진됐다는 점에서 넷플릭스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를 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넷플릭스의 ‘하반기 BIG4’는 국내에서도 CGV와 롯데시네마를 제외한 전국 주요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고 일주일 뒤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더 킹:헨리 5세'. [사진=넷플릭스]

◇ ‘더 킹:헨리 5세’ - 헐리우드 라이징 스타의 원맨쇼

지난달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이리시맨’을 제외한 넷플릭스 주요 영화들이 초청됐다. 이 가운데 ‘더 킹:헨리 5세’는 주연배우인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튼이 내한해 부산의 밤을 뒤흔들기도 했다. ‘더 킹’은 시간표가 공개되자마자 단체관람 문의가 쏟아졌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도 무대인사 티켓이 높은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더 킹:헨리 5세’는 자유롭게 살아가던 왕자 할(티모시 샬라메)이 선왕 헨리 4세(벤 멘델슨)의 죽음 후 왕위에 오르면서 왕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중세 느와르’라 불릴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와 묵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유로운 청년이 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튼을 포함해 숀 해리스, 로버트 패틴슨 등 주요 배우들의 연기가 발군인 작품이다. 

티모시 샬라메는 ‘콜미바이유어네임’과 ‘인터스텔라’, ‘핫 섬머 나이츠’, ‘레이디버드’, ‘미스 스티븐스’ 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잘생긴 외모와 탁월한 연기력으로 국내외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으며 ‘더 킹’은 그의 연기력이 경지에 이르렀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아이리시맨'. [사진=넷플릭스]

◇ ‘아이리시맨’ -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인생역작

마틴 스코세이지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브라이언 드 팔마,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등과 함께 미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감독이다. 또 동시대를 살았던 감독들 중 현재까지 가장 열정적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대표작으로는 ‘택시드라이버’, ‘성난 황소’, ‘비열한 거리’, ‘좋은 친구들’ 등이 언급된다. 젊은 관객들에게는 ‘디파티드’와 ‘휴고’ 등 영화들로 알려져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대작을 만들어내는 감독이지만 그의 영광스런 시기를 이끌었던 작품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갱스터 영화다. ‘좋은 친구들’과 ‘비열한 거리’, ‘뉴욕, 뉴욕’ 등은 그의 영화적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잘 보여준다. 

‘아이리시맨’은 그의 영화적 뿌리로 다시 한 번 회귀한 작품이다. 60년대 실제 미국 정치운동가인 지미 호파 실종사건에 대해 다룬 영화로 뉴욕 갱스터의 영광과 몰락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3시간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빠른 전개로 한 남자의 삶을 진중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영화 역사의 산증인인 거장이 노년에 남기는 의미 있는 메시지도 주목할만하다.

'결혼이야기'. [사진=넷플릭스]

◇ ‘결혼이야기’ - 헤어지고 시작하는 결혼생활

노아 바움백은 ‘프란시스 하’와 ‘위아영’,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감독이다. 유쾌한 대사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도시생활 속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하는 것이 그의 영화 속 특징이다. 

‘결혼이야기’는 노아 바움백의 장기가 정점에 이른 작품이다. 무명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연극감독 찰리(아담 드라이버)는 뉴욕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을 하기 위해 변호사와 만나고 일과 소송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몰랐던 상대방에 대해 낱낱이 알게 된다. 

오해에서 시작된 갈등이 싸움으로 번지고 이혼을 결정하게 됐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복잡한 상태다. ‘결혼이야기’는 감정이 뒤엉킨 복잡한 상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니콜과 찰리가 애잔해 보이다가도 우리의 연애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공감을 얻게 된다. ‘결혼이야기’는 한국의 20, 30대도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노아 바움백의 복잡한 심리묘사를 잘 표현하는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도 발군이다. 올해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아쉬운 작별을 한 스칼렛 요한슨과 12월 ‘스타워즈:라이즈오브스카이워커’로 만날 아담 드라이버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두 교황'. [사진=넷플릭스]

◇ ‘두 교황’ -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의 소탈한 단면

넷플릭스 ‘하반기 BIG4’ 중 가장 마지막에 공개되는 ‘두 교황’은 언뜻 무거운 시작을 가지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안소니 홉킨스)가 교황청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면서 교황직에서 물러나기로 한다. 교황은 종신직인 만큼 임기 중 물러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베네딕트 16세는 자신과 교황직을 두고 경합을 벌였던 호르헤 추기경(조나단 프라이스)에게 교황직을 넘겨주기로 하고 그를 교황청으로 부른다. 

호르헤는 사실 추기경 자리에서 물러나 마을의 평범한 신부로 살기 위해 교황의 승인을 받으려 찾아갔다. 그러나 뜻밖의 제안을 받고 당황하게 된다. 호르헤 추기경은 현재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두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직에 오르기까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엄숙한 종교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자칫 “무겁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으나 영화는 위 4 작품 중 가장 유쾌하다. 엄숙하고 권위적일 수 있는 교황의 일상적이고 소탈하며 귀여운 모습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최대 재미다. 

또 그 가운데서도 삶과 신앙에 대한 진지한 성찰까지 담고 있어 일반 관객과 종교인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모든 이야기가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인 만큼 교황에 대해 조금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헐리우드 대배우인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것도 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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