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사재기 현상 비판하는 박진영(위)과 이승환 /사진=JTBC 캡처
음원 사재기 현상 비판하는 박진영(위)과 이승환 /사진=JTBC 캡처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일부 가수들의 음원 사재기를 저격한 가운데 박진영, 이승환 등 가요계 대표 인사들의 사재기 비판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승환은 2015년 9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가요계에 만연하고 있는 사재기 논란에 대해 "음악이 처음에 소장의 의미였다가 점점 저장의 의미로 바뀌고 소모의 의미로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음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혹은 많은 여러분들께서 음악을 문화가 아닌 산업으로만 보다 보니까 특히 대중분들도 음악의 가치를 그들이 번 돈이나 혹은 순위 이런 것들로만 척도로 삼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음원 사재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영 역시 같은 달 '뉴스룸'을 통해 "음원 사재기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제 주변 분들이 얼마 전에 저에게 이제 연락이 와서 '왜 거기는 안 하냐, 좀 바보 같다. 다른 많은 기획사들이 하는데 그렇게 안 하면 손실 아니냐'면서 자기들도 한다라고 말을 해 준 분들까지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만 한다고 생각하는 건 좀 그것도 맞지 않는 생각일 수 있다. 회사 차원에서는 안 해도 회사 소속의 개인이 할 수도 있다. 혹은 작곡가가 할 수도 있고 또 연예인 본인이 할 수도 있다. 사실 가능성은 여러 가지가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숀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를 통해 "업계의 여러 회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마치고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명백히 밝혀져 하루빨리 아티스트들과 회사들이 본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시 문체부는 닐로와 숀 등에 대한 의혹을 조사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문체부는 음원 사재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올해부터 '공정한 음원 유통환경 조성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예산 3억3000만원을 배정했다.
박경, 사재기 의혹 가수 실명 저격 /사진=한경DB
박경, 사재기 의혹 가수 실명 저격 /사진=한경DB
윤종신 역시 "실시간 차트, TOP 100 전체 재생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문제라고 본다"면서 "음원차트 TOP 100 전체 재생 버튼을 없애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이 무취향적 재생 버튼을 누르고 시간을 보낸다. 차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부가 이익을 얻는다"며 음원사이트 운영 방침에 대해 지적했다.

로꼬는 지난 2월 새 미니 앨범 '헬로(HELLO)' 타이틀곡 '오랜만이야 (Feat. Zion.T)'을 통해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돈으론 뭐든 사재끼지 조작이 가능해, 내 친구도 제안받은 적 있고 그걸 작업이라 부른대" "난 궁금해 그들도 나처럼 무대 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사람들이 노랠 따라 부를 때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인지"라며 음원 사재기 현상을 저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래퍼 딘딘이 방송과 SNS를 통해 "사재기가 너무 많아 음원 차트가 '콘크리트'라고 한다"며 "기계가 없어질 때까지 음악해서 이겨내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한편 박경은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 역시 해당 가수들이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차트 순위를 올린 가수들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박경이 언급한 가수들은 현재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